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내용 및 후기 - 불운과 불행으로 가득 찼던 한 여인의 일생을 담아낸 작품

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소설 원작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 Memories Of Matsuko, 2007)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는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 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사실 이 소설이 나오게 된 이유가 야마다 무네키에게 "여성의 심리를 모른다"라는 비평을 하자 화가 나서 쓰게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영화는 마츠코라는 여성의 전반적인 일생을 다루어주었고, 우울하고 험난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제목처럼 강렬하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해 주었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고인을 본 적 없는 지인이 고인의 행적을 추적해 가며 그의 삶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는 형식으로, 계속해서 사랑에 흔들리고 그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여자 '마츠코'의 삶을 뮤지컬 형식으로 담아낸 이야기예요. [스포有, 결말 포함]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장인물 및 정보」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배우 나카타니 미키(카와지리 마츠코 역)

        나가야마 에이타(카와지리 쇼 역)

        이세야 유스케(류 요이치 역)

        카가와 테루유키(카와지리 노리오 역)

        이치카와 미카코(카와지리 쿠미코 역)

        쿠로사와 아스카(사와무라 메구미 역) 외

개봉 2007.04.12.

평점 9.16

관객수 2.4만 명

장르 코미디 / 뮤지컬

국가 일본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배급 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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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내용」

 

"헤어지자. 너랑 있으면 산다는 게 너무 허무해. 뭐랄까 죽고 싶어 져"

 

뮤지션의 꿈이 좌절되고 연인에게 이별통보까지 받은 '쇼'(나가야마 에이타 배우)는, 매일 술에 찌든 채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가 2년 만에 만난 아버지 '노리오'(카가와 테루유키 배우)에게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게 되죠. 그것은 바로 3일 전 도쿄 아다치구 아라가와 강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고모 '마츠코'(나카타니 미키 배우)의 아파트를 치워달라는 거였어요. 쇼는 그렇게 고모 마츠코가 혼자 살아왔던 허름한 아파트에서 유품을 정리하면서 이웃집 사람으로부터 그녀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돼요. 그녀는 아파트의 왕따로 일명 '혐오스런 마츠코'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아무하고도 말을 섞지 않았고 한밤중에 고함을 지르며 발광하기도 했고 항상 앉아서 강을 쳐다봤다고 했죠. 그렇게 쇼는 그녀의 물건을 정리하며 자신의 기억에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마츠코의 일생을 접하게 돼요.

 

과거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마츠코는 노래도 잘하고 학교에서 인기도 많은 사람이었는데 수학여행 때 자신의 반 아이를 감싸주려 한 행동으로 오해를 사게 되어 학교에서 사직당하게 되죠. 그리고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한 여동생 '쿠미'(이치카와 미카코 배우)로 인해 마츠코는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억울하게 직장을 잃게 된 상황에서조차 가족에게 기댈 수 없게 되자 마츠코는 그대로 짐을 싸서 집을 나와버려요. 이후 마츠코는 작가지망생 테츠야와 함께 살지만 테츠야는 마츠코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가져오라며 협박과 폭력을 일삼았고 마츠코는 연락도 끊고 살던 남동생 노리오에게 돈을 빌리기도 해요. 하지만 어느 날 밤 테츠야는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한 줄의 글을 남기고 마츠코가 보는 앞에서 기차에 치여 자살했죠. 그 후 마츠코는 테츠야를 경쟁상대로 생각했던 오카노와 연인관계가 되지만 그는 사실 유부남이었어요. 부인에게 마츠코와의 관계가 발각 나는 바람에 돈봉투를 건네며 그녀를 떠나 버렸죠. 좌절한 마츠코는 술집에서 몸을 팔고 오노데라라는 남자를 만나 동업을 하는데 오노데라에게마저 배신당한 마츠코는 그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8년형을 언도받아요. 

 

출소 후 미용사로 일하던 마츠코는 교사시절 자신을 해고당하게 만들었던 절도사건의 범인인 제자 '류 요이치'(이세야 유스케 배우)와 재회하고, 마츠코는 '혼자도 불행, 함께해도 불행하다면 함께 하는 쪽을 택하겠다'라며 야쿠자의 일원이었던 류와 함께 살게 되었죠. 마츠코는 류를 위해 미용사를 그만두고 류가 시키는 일이라면 모든지 다했지만 결국 류는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었고 홀로 남겨진 마츠코는 류의 출소만을 기다려요. 그러나 출소날 꽃을 들고 간 그녀를 보고 놀란 류는 그녀에게 폭력을 휘두르더니 사라져 버렸죠. 이젠 진짜 혼자가 된 마츠코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고, 고향의 강과 비슷한 강 옆의 아파트를 임대해서 생활하지만 이웃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마츠코는 계속 사랑을 갈망하다 결국 정신이 이상해져 버려요. 그리고 찾아간 병원에서 오랜만에 친구 '메구미'(쿠로사와 아스카 배우)와 만난 마츠코는, 친구의 권유로 다시 미용일을 시작해 보겠다는 희망을 갖게 되어 강가에 갔다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결국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면서 영화는 끝이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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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후기」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매우 독특하고 복잡한 인물이자 불행한 삶을 살던 주인공 마츠코가, 어떤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성취를 이뤄내는 모습을 밝고 유쾌한 톤으로 잘 추적해 나갔죠. 영화는 일본 특유의 과장된 연출이 블랙코미디 뮤지컬의 형식으로 약간은 유치하게 극대화되었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아름다운 색감, 감동적인 음악으로 매력을 발산해 주었어요. 또한 영화는 주인공 마츠코의 삶을 통해 깊은 감동과 공감을 주었는데 보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일깨워주며 삶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주기도 했죠. 인간의 강인함, 변화의 중요성, 사랑, 용서, 인내, 용기 등을 잘 다루어주며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 같아요.

 

그녀가 일생 동안 사랑을 추구하게 만들었던 '결핍'

또한 극 중 마츠코는 누구보다도 사랑을 꿈꾸며 갈구했고 버림받고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 일을 반복했어요. 마츠코는 만나는 대상에게 모두 의존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그녀가 이렇게 사랑에 올인하고 집착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지만 그녀의 아픈 여동생 때문에 늘 사랑의 결핍을 느끼게 되었고 일생 동안 사랑을 추구하게 만들었죠. 그녀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했으며 누구에게도 버림받는 것이 두려웠어요. 아버지에 대한 결핍은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충족하려 이성에 집착하면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갔죠. 존재의 가치를 자신이 아닌 남에게서 찾는 마츠코가 상처받고 있을 때 아버지가 그런 마츠코를 찾아가 사랑으로 감싸줬다면 그녀의 삶은 과연 어땠을까? 그리고 마츠코가 만난 연인들 중 끝까지 진실된 사랑으로 감싸 안아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녀의 결핍이 조금은 채워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맞아도 괜찮아, 죽어도 괜찮아, 외톨이보다는 나아(불안정 애착)

이처럼 사랑 때문에 가장 많은 상처를 입은 마츠코는 누구보다도 온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을 것이고, 그런 그녀는 집을 나온 후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남자를 만나고 그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했어요. 극 중 마츠코의 제자이자 그녀와 만났던 류는, "태어날 때부터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나 같은 놈에게 마츠코의 애정은 너무나도 눈부시고 아프고 두려운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해요. 그녀는 남자 때문에 폭력과 갈취, 심지어 몸을 팔고 범죄를 저지르는 데까지 이르렀죠. 그러나 애인을 위한 헌신과 갈망만 있을 뿐 편하고 안정된 애정을 볼 수 없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녀가 어릴 때 양육자인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해 불안정 애착(Insecure Attachment)이 형성되었음을 추측해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이것은 성인이 되어 연애를 할 때도 반복되었고 누구와도 안정 애착을 형성할 수 없었죠. 애착관계가 잘 형성된 유아는 성인 이후에도 자신 또는 타인, 주위 환경과 신뢰 있고 친밀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만 미츠코와 같이 반대의 경우에는 친밀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켜져요. 그래서 마츠코는 애인들에게 부당한 대우와 비참한 상황을 겪어도, 애인이 없는 외로움보다는 폭력을 당하고 지옥 같은 삶이라도 심지어 죽게 된다 해도 외톨이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여 관계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측되었죠.

 

마츠코가 그런 삶을 살아온 건 그녀가 유별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기본적 귀인 오류)

마츠코의 남동생 노리오는 마츠코가 가족을 망쳤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끝까지 미워하는데 남동생은 자신의 아들 쇼가 마츠코에 대해 묻자, 마츠코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집을 떠나 몸을 팔고 살인을 저지른 어떻게 봐도 시시한 인생을 산 인물이라고 말해요. 마츠코가 동거남 테츠야의 요구로 돈을 빌리러 노리오를 찾아오고 가족들의 안부를 물었을 때도 노리오는 마지못해 돈봉투를 건네며 마츠코에게 다신 보지 말자며 인연을 끊자고 했죠. 이것은 노리오가 마츠코는 이상한 사람이고 자신과 가족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며 피해만 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는 '기본적 귀인오류'부터 비롯된 잘못된 생각이라 할 수 있어요.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란 타인의 행동을 분석하고 설명할 때 상황(외부)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개인 특성(내부)의 영향은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타인의 행동을 그들의 개인 성향 때문인 것으로 여기고 그들의 외적 상황 요인과는 연결시키지 않는 한쪽으로 치우친 것을 뜻해요.

 

마츠코가 집을 떠난 건 마츠코의 개인 성향 때문이라기보다 억울한 상황으로 가족에게 상처받고 직장에서 해고당한 상황이 원인이었죠. 어릴 적 마츠코의 아버지는 항상 아픈 여동생 쿠미에게만 관심과 온 신경을 쏟았고, 심지어 마츠코가 생애 처음 기모노를 입었을 땐 사진을 찍어주면서도 쿠미가 기모노를 입은 모습을 못 볼지 모른다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요. 마츠코가 동료 선생님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고 말하자 오히려 아픈 쿠미에게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하냐며 마츠코에게 화를 내기도 해요. 이후 집을 나온 그녀의 삶 또한 결핍을 채우지 못한 채 외면받고 버림받는 것의 연속이었죠. 그러나 마츠코의 남동생 노리오는 그런 마츠코를 이해하기보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마츠코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뿐이었어요. 하지만 마츠코가 유별난 사람이어서가 아니며 아버지와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성장했다면 그녀는 다른 모습의 삶을 살아갈 수 도 있었겠죠.

 

인간의 가치란건 누군가에게 뭘 받았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뭘 해줬냐는 거겠지

이러한 삶을 살아온 마츠코는 누구보다도 사랑을 원하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많이 준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 놓았고 모든 사람의 인생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죠.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자신이 만났던 상대에게 올인하던 그녀의 삶은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어요. 아무리 불행한 인생을 산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의 소중함을 알고 진실된 공감을 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기도 하죠. 그렇게 그녀는 모든 어려움과 역경에도 자신의 내면에서 힘을 찾아내며, 그러한 그녀의 삶을 통해 우리는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영화는 제목처럼 혐오스럽기도 하고 비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주인공 마츠코가 자신의 과거와 상처를 받아들여 변화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잔잔한 감동과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죠. 또한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 역시 마주하는 시련과 그로 인한 감정들을 극복하고 더욱 행복한 삶을 얼마든지 찾아나갈 수 있다고 말해주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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