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침묵"하면 떠오르는 영화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고전의 반열에 오른 명작 영화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는 토머스 해리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양들의 침묵>을 각색하였으며, 영화 교과서로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기도 하죠. 영화 포스터 역시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요, 이번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조디 포스터'의 클로즈업된 얼굴과 함께 그녀의 입가에 나방이 그려져 있으며 이것은 영화에 관한 소스가 담겨 있기도 해요. 개봉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소설 리커버 개정판이 출간될 정도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고, 몇 년 전 <클라리스>라는 드라마 시리즈가 미국에서 제작되기도 하는 등 식지 않은 열기를 드러내고 있죠. 그리고 영화 <양들의 침묵>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공포영화이자 다수의 수상을 하였는데, 이것은 출연시간이 총 20분이 안되었음에도 뛰어난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 한니발 렉터역의 배우 '안소니 홉킨스'의 활약을 들 수 있어요.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요, 잊을 수 없는 홉킨스의 영화 속 캐릭터는 이제 그 자체의 생명을 지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죠. 이렇듯 작품성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진 영화 <양들의 침묵>은, FBI 수습요원인 '클라리스 스탈링'(조디 포스터 배우)이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그와 비슷한 연쇄살인범인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배우)의 도움을 청하며 발생하는 극단적인 설정의 이야기를 담은 심리 스릴러 작품이에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영화 양들의 침묵 「등장인물 및 정보」
감독 조나단 드미
배우 조디 포스터(클라리스 스탈링 역)
안소니 홉킨스(한니발 렉터 박사 역)
스콧 글렌(잭 크로포드 역)
테드 레빈(제이미 버팔로 빌 역)
안소니 힐드(닥터 프레데릭 칠튼 역) 외
개봉 1991.06.15.
평점 9.04
장르 범죄 / 공포 / 스릴러
국가 미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8분
배급 오라이언 픽처스
수상내역
[1992]
6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색상)
44회 미국 작가 조합상(각색상)
44회 미국 감독 조합상(감독상(영화부문))
4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여우주연상-드라마)
4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1991]
4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은곰상:감독상)
17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호러, 스릴러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분장상)
4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56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영화 양들의 침묵 「내용」
버지니아 주 콴티코 근교의 숲에서 한 젊은 여자가 땀을 흘리며 열심히 훈련에 몰두하던 중 "스탈링, 스탈링" 누군가 그녀를 부르고는 크로포드에게 가보라고 일러줘요. 심리학과 범죄학을 전공하고 우등졸업한 FBI수습 요원인 '스탈링'(조디 포스터 배우)은 FBI 상사인 '잭 크로포드'(스콧 글렌 배우)로부터 연쇄살인 사건의 수사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게 되죠. 그 살인사건은 모두 몸집이 비대한 여성 피해자들의 피부가 도려내어진 엽기적인 연쇄살인이었고, '버팔로 빌'(테드 레빈 배우)이라고 별명 붙여진 살인범에 대한 아무런 단서를 잡지 못한 채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고 있었어요. 크로포드는 스탈링에게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도움이 될만한 인물을 만나보라고 하였고, 그 인물은 바로 일명 "식인종 한니발"이라 불리며 자기 환자들을 살해하고 인육을 먹은 죄로 감옥에 수감된 정신과 의사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 배우)였어요. 크로포드는 '칠튼 박사'(안소니 힐드 배우)가 모든 절차를 검토할 것이니 그것을 따라야 하며, 독심술의 대가인 지능범 렉터의 수법에 휘말려 들지 말라고 경고하였고 협조를 하지 않으면 보고만이라도 하라고 말하였죠.
그렇게 정신이상 강력범죄자 수용시설로 렉터를 면회하러 간 스탈링은 긴장감 속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며 협상을 시작해요. 하지만 렉터는 스탈링을 보자마자 그녀가 사용하는 로션과 향수를 알아맞히며 옷차림과 짧은 대화를 통해 출신과 배경을 간파해 그녀를 놀라게 했죠. 그럼에도 스탈링이 내색하지 않고 정중한 태도로 조리 있게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자 렉터는 스탈링에게 호감을 가지며 조금씩 대화에 관심을 보였어요. 그리고 렉터는 스탈링에게 버팔로 빌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주는 대신 그 대가로 스탈링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했고 그녀의 내면을 분석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 날, 테네시주 연방상원의원 루스 마틴의 25세 외동딸 '캐서린 마틴'(브룩 스미스 배우)이 버팔로 빌에게 납치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져요. 스탈링은 렉터를 찾아와 상원의원이 범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면 좀 더 시설이 좋은 곳으로 이송시켜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내밀며 버팔로 빌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알아내려 유도했죠. 하지만 상원의원의 제안은 FBI 측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였으며 렉터는 결국 다른 감옥으로 이송되고 스탈링은 수사에서 제외돼요. 그리고 버팔로 빌에 대한 단서를 알아낸 렉터는, 이송도중 미리 숨겨 놓았던 칠튼 박사의 볼펜을 이용해 감시 중이던 경찰관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탈출에 성공하는데요.. 버팔로 빌에 대한 단서를 유일하게 쥐고 있던 렉터가 도주해 버려 사건은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요? 스탈링은 과연 캐서린을 무사히 구출하고 흉악범 버팔로 빌을 검거할 수 있을까요?
영화 양들의 침묵 「후기」
영화 <양들의 침묵>은 30년 전 작품임에도 긴장감 넘치는 연출은 물론 명품 배우들의 연기력은 지금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죠. 영화는 심리적으로 강렬하면서도 몰입도 있는 서사를 엮어내며 적절한 속도감의 전개 방식으로 끊임없는 긴장감을 조성해 주었어요. 그중에서도 영화 속 주인공들의 캐릭터들에 초점을 잘 맞춰 주었는데 사이코패스와 트라우마, 정체성 혼란, 무력함, 극복까지 다양한 심리적 상태를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이코패스 첫 번째 인물 '한니발 렉터'
주인공이자 연쇄살인범인 두 캐릭터는 비슷하지만 확연히 달랐는데요, 사람을 잘 간파하는 독심술과 타인에 대한 이해 능력이 높아 정신과 의사가 된 렉터는 예술에 조예가 깊고 매너를 중시하며 신사적인 성격을 지녔죠. 특히 그는 미식을 중요시 여기는데 그 재료가 사람이었어요. 그는 자신의 환자를 죽이고 인육을 먹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죠. 또한 그는 본인은 스탈링을 무시하지만 수감되어 있는 옆 방 재소자가 스탈링에게 끔찍한 실례를 저지르자, 자신을 찾아온 손님에 대한 무례에 대단히 분노하며 사악한 말 몇 마디로 옆 방 재소자를 자살하도록 만들었어요. 이러한 한니발 렉터의 행동은 '자신은 스탈링을 괴롭혀도 상관없지만 다른 죄수는 그럴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습성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영악한 한니발은 버팔로 빌에 대한 정보를 쉽게 내어주지 않았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주는 대가로 스탈링의 어린 시절에 대한 통찰력을 과시하며 그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여 한계를 시험해보려했죠. 정신과 의사에서 식인 연쇄살인범으로 변한 그가 보인 이러한 사이코패스 성향은, 일반적으로 옳고 그름을 무시하고 기만하며 타인의 권리를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특징을 드러내며 정상적인 지능을 가졌다고 해도 산만한 경향으로 자기 분야에서의 성취가 부족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사회적 지위와 직업적인 면에서도 그다지 성공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요. 또한 반사회적인 성향을 억제하지 못하여 대놓고 드러내기에 인간관계가 거의 단절된 경우도 흔한데, 이와는 다르게 극 중 렉터가 드러낸 높은 지적 수준과 뛰어난 재능은 선택적으로 공감하고 자기 통제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는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내었죠.
사이코패스 두 번째 인물 '버팔로 빌'
'버팔로 빌'이란 별명은 캔자스 시티 강력계 형사들이 붙여주었는데 미국역사에 실존하는 인물의 이름이에요. 서부영화의 소재로 가장 많이 등장한다는 윌리엄 프레더릭 코디(William F. Cody)가 바로 버팔로 빌인데, 전설적인 총잡이이기도 한 그는 1868년 철도건설 노무자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일을 하면서 4,280마리의 버팔로를 죽여 가죽을 벗겼다기에 이러한 별명을 얻었었죠. 극 중 버팔로 빌 역시 연쇄살인범으로 목표물인 여성들을 납치하여 살해하고 피부를 벗기는 기행을 저질렀어요. 재봉틀을 이용해 피부로 옷을 만들어 입는 정신이상자 버팔로 빌의 이러한 엽기적인 행각에 대해 렉터 박사는, 여성화 수술을 신청했다가 정신적 결함에 의하여 거절당하자 피해 여성들의 피부를 옷으로 만들어 입은 다음 자신의 육체가 여성화되었다는 만족감에서 기쁨을 얻는 것이라 추측하였어요. 또한 버팔로 빌이 깁스를 하고 짐을 옮기며 피해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피해자를 유인한 후 살해 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나 길을 물어보는 등 범죄자의 고전적인 피해자 접근 방식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범행 수법을 그대로 사용했던 실제 1970년대 미국에서 살인·강간·탈옥 등의 범죄를 저지른 연쇄 살인범 '테드 번디'라는 인물을 들 수 있죠. 그리고 극 중 차에 의자를 옮기는 버팔로 빌을 도와준 캐서린을 그냥 차에 태우는 것이 아니라 옷 사이즈가 14인지를 확인하고 태우는데, 이는 몸집이 큰 여성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것이 계획범죄임을 추측해 볼 수 있어요.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끔찍한 살인을 벌이는 버팔로 빌은, 심하게 혼란스러운 정신의 소유자이며 피해자의 피부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는데 그의 이러한 집착은 뿌리 짚은 정체성 혼란과 왜곡된 자아상을 암시하기도 해요. 버팔로 빌의 반사회적 성향은 지속적인 아동학대를 당한 경험과 결합되어 스스로를 트랜스젠더라고 착각할 뿐이며 성전환 수술을 세 번이나 거부당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죠. 렉터의 말대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증오한 나머지 자신을 성전환자로 생각하게 된 것이며 병리학적으론 몇천 배 더 잔인하고 끔찍한 존재였어요.
이와 같이 사이코패스는 공감 및 죄책감이 결여되었으며 자기중심적이고 교묘하게 본인의 행동을 정당화 또는 합리화하기도 하죠. 또한 타인의 권리와 괴로움에 대해 무관심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도 많이 떨어져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상대를 속이거나 조작하고 설득하며 납득시키는 능력이 탁월하죠. 자극을 추구하고, 정직과 신뢰와는 거리가 멀며 죄의식 없이 반복되는 거짓말과 범법행위를 하는 등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범죄 스릴러 영화의 단골소재로 사용되기도 해요.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버리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는 영화임을 알면서도 한 번씩 섬뜩함이 느껴지기도 하죠.
왜 '양들의 침묵' 일까?
이렇듯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난 모든 존재들은 사이코패스나 범죄자라는 존재가 되기에 취약한 '양'이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왜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해보지 않고 침묵하려고만 할까요? 이 영화는 그것을 '사회적 책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양들의 침묵>이라는 영화 제목에 넌지시 드러나고 있었어요. 양들의 침묵의 '양'들은 희생양을 상징하는데 스탈링의 어린 시절 겪은 양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보면 학대를 받던 양들이 두려움 속에 얼어붙어 있었듯이,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운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되면 침묵하게되죠. 극 중 주인공 한니발 렉터는 이러한 양들에 대한 심한 분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특히 양들이 자신과 다르다고 구분하고 침묵하는 데에 분노하는 인물이었어요.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가 이제 더 이상 침묵으로 남지 않고, 그들의 희생이 그저 죽음으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미래의 '희생양'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사회가 그들의 침묵을 방관해서는 안 되겠죠.
「이미지: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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