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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심리학 이야기

영화 '자산어보' ( The Book of Fish ), 玆山魚譜 후기

by 매일희로움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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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작품마다 흥행 돌풍을 일으켜 믿고 보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해요.

 

한국영화 역대 흥행 순위에 손꼽히는 '왕의 남자'를 비롯해 수많은 흥행작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시대극 연출의 대가라 불리기도 하죠.

 

화려한 배우진들과 함께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을 차지했다기에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스포有)

 

 

출처: 영화 '자산어보' 

 

감독 이준익

배우 설경구(정약전 역), 변요한(창대 역)

       이정은(가거댁 역), 민도희(복례 역)

       차순배(풍헌 역),  강기영(이강회 역) 외

 

개봉 2021.03.31.

평점 9.15점

관객수 33만 명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한국

러닝타임 126분

배급 메가박스 중앙(주)플러스엠

 

 

영상출처: tv.kakao.com

 

 

“이 양반은 대역 죄인이니 너무 잘해줄 생각들 말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그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이에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창대’가 혼자 글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고
거래라는 말에 ‘창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간다. 

"너 공부해서 출세하고 싶지?"
그러던 중 '창대'가 출세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약전'은 크게 실망한다.
‘창대’ 역시 '정약전'과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정약전'의 곁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결심하는데...

 

 

시놉시스 출처: 다음 영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이준익 감독은 조선 왕조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다룬 사극 <사도>를 비롯해 <동주>, <박열> 등의 작품들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을 깊이 있게 해석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사람에 대한 이해를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었죠.

또한 이준익 감독은 “한 시대에 위대한 인물이 있다면 그는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옆에는 그 못지않게 위대한 인물이 있다”라고 전하며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과 청년 어부 '창대' 두 사람의 관계를 '자산어보'에서 이야기로 풀어나갔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정약전 역(설경구 배우)

 

장르를 불문하고 매 작품마다 열연을 펼쳐왔던 설경구 배우는 <자산어보>의 주인공 ‘정약전’ 역을 맡아 첫 사극 영화에 도전했어요. 그가 “역사적, 학문적 지식보다는 직접 ‘정약전’이라는 인물이 되어 세상을 느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라고 말했듯 ‘정약전’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히 흡수되었던 것 같아요.

 

설경구 배우는 정약전이 생각하는 삶의 모습이 반영되었다는 이유로 “학처럼 사는 것도 좋으나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하지 않는 자산 같은 검은색 무명천으로 사는 것도 뜻이 있지 않겠느냐”를 영화 속 '정약전'의 명대사로 꼽기도 했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창대 역(변요한 배우)

 

변요한 배우는 ‘정약전’과 만나 서로의 스승과 벗으로써 각자가 가진 지식을 나누며 가치관의 변화를 겪는 ‘창대’ 역을 맡았어요. 그는 스크린뿐만 아니라 드라마 <미생>과 <미스터 션샤인>등 안방극장에서도 확실한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여주었죠. 

 

변요한 배우가 자신이 맡은 '창대' 캐릭터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대목이라며 “물고기를 알아야 물고기를 잡응께요. 홍어 댕기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댕기는 길은 가오리가 앙께요”를 명대사로 꼽으며 창대에 대해 바다 생물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치에 대한 혜안을 갖춘 인물이라 얘기했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가거댁 역 (이정은 배우)

 

아카데미와 칸을 휩쓴 화제작 <기생충>으로 각종 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이정은 배우는 '자산어보'에서 흑산도로 유배 온 ‘정약전’을 살뜰히 챙기는 ‘가거댁’ 역을 맡아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의 학자 ‘정약전’은 신유박해(辛酉迫害, 1801)로 인해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었죠. 동생 '정약용'이 유배 가는 형 '정약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어요. 정약전은 그렇게 담담히 흑산도로 향하는 배에 오르게 돼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흑산도에는 '창대'라는 청년 어부가 있었죠. '창대'는 관아의 수탈로 고통받는 섬 주민들을 위해 앞장서서 관리를 찾아가 대신 하소연하며 곤장까지 맞고 오는 배포를 갖추었어요. 

 

또한 '창대'는 가난했지만 학문에 뜻이 있었고 성리학을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생각해 어렵게 서적을 공수해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는 흑산도에서 하던 어부일은 그만두고, 육지로 건너가 성리학의 이념을 세상에 구현하려는 포부가 있었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정약전’은 성리학 사상을 고수하는 다른 양반들과 달리 열린 사상을 지닌 인물이었어요. 바다 생물에 관심을 보이면서 청년 어부 창대에게 제안을 하죠. 정약전은 '자신의 지식을 줄 테니 창대의 바다생물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해요'. 하지만 창대는 유배 온 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제안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흑산도까지 유배 온 정약전은 혼자 사는 가거댁(이정은 배우) 집에 머물게 되었고 가거댁은 정성을 다해 정약전을 모시죠. 

 

그러던 어느 날 창대가 정약전에게 신세를 지게 되어, 고마움의 표시로 자신이 잡은 문어 등 여러 물고기들을 정약전에게 갖다 주기 시작해요.

 

창대가 잡아 온 전복과 문어로 끓인 탕을 먹고 덕분에 시름시름 앓던 정약전이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창대가 이번에는 돗돔을 잡아 가거댁에 짊어지고 와요. 정약전은 그 모습에 놀라 버선발로 달려 나오죠. 실제 '자산어보'에는 돗돔이 상어를 미끼로 잡는 물고기이며 큰 놈은 열 자 남짓이라고 적혀있다고 해요. 즉 몸통 길이가 3m가 넘는다는 거죠.

 

정약전이 창대가 잡아온 물고기들에 대해 궁금해하자, 창대는 자신이 잡은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기 시작해요. 많은 생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창대를 보며 정약전은 의아해하며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공통점이 없던 둘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서서히 좁혀지며 창대는 결국 못 이기는 척 자신의 바다생물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기로 하고 정약전에게 학문을 배우기로 결심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스승이자 벗이 되어, 창대는 정약전에게 학문을, 정약전은 창대에게 바다생물에 대해 배우게 돼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창대가 열정을 다해 글공부에 매진했던 이유는 사실 출세길에 올라 성리학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하지만 양반의 첩 소생인 '창대'는 신분의 한계로 과거시험을 볼 수가 없었죠.

 

창대는 정약전에게 여러 가르침을 얻지만, 정약전과의 계속되는 가치관 충돌로 인해 흑산도를 떠나게 돼요. 그 후 창대는 아버지인 '장진사'(김의성 배우)의 도움으로 과거에 응시한 후 나주목사(동방우 배우) 밑에서 일하게 되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그러나 창대는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된 아이와 죽은 사람에게까지 군포를 매겨 백성을 착취하는 부패한 관리의 탐욕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나주목사와 창대의 아버지인 장진사는 그런 관리를 방관하는 사회지도층이었죠. 이를 몹시 분하게 여긴 창대는 강압적으로 세금을 매기던 한 관리를 죽음 직전에 이르게 해 참형을 겨우 면하고 관직을 박탈당해요.  그리고 그는 뒤늦게 스승인 정약전의 가르침과 <자산어보>의 가치를 깨닫고 다시 흑산도로 돌아가게 되죠.

 

 

이하 생략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주인공 설경구 배우와 변요한 배우 외에도 '가거댁' 이정은 배우, 창대의 소꿉친구 ‘복례’ 역의 민도희 배우, 흑산도 마을 주민 ‘풍헌’ 역의 차순배 배우, 정약용의 수제자 이강회 역의 강기영 배우 등 <자산어보>에서 각자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주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어요.

 

뿐만 아니라 동방우,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 류승룡, 조우진, 최원영, 윤경호, 조승연 등 검증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자산어보>에 우정 출연해 극의 활력을 한껏 불어넣었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이준익 감독은 “탄탄한 연기력과 인지도를 모두 갖춘 배우들의 출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욱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가 완성됐다”라며 분량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에 합류해 준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자산어보' 영화의 영상미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흑백의 담백함은 인물 표현을 더 사실적으로 구현해주었고 시대감 역시 잘 와닿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 배경지가 '천사의 섬'이라 불린다는 신안의 <도초도>라는 곳이라고 해요. 바다를 하나의 화폭처럼 묘사한 것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만들기도 했죠.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정약전’이 ‘창대’와 함께 집필한 어류학서인 <자산어보>는 흑산도 연해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해양 생물 등을 채집해 그림 없이 세밀한 설명으로 기록한 서적이죠. 또한 생물의 맛과 요리법까지 덧붙여 실용적이며 당시 생활상까지 알 수 있는 자료로 정약용의 <목민심서>처럼 <자산어보> 역시 백성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정약전이 사대부 양반이었음에도 비린내 나는 생물을 직접 만져보고 먹어보면서 세세히 기록한 덕분에 '자산어보'에서 다뤄진 해양생물이 185종이나 된다고 하죠. 안타깝게도 자산어보를 완성 후 두 해 뒤 생을 마감했으니 정약전의 16년의 유배 생활이 곧 <자산어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그리고 '자산어보'에서 극 중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된 아이와 죽은 사람에게까지 군포를 매겨 백성을 착취하는 부패한 관리의 만행이 나와요.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은 그들의 권력 앞에 한없이 작아질 뿐이었죠.

 

그 당시 섬주민들을 쥐락펴락 할 수 있었던 권력자 '별장'(조우진 배우)역할은 어쩌면 그 역시도 상황적인 사회적 힘이 원인이 되어 자신이 하는 행동의 사악함을 알지 못한 채 저지르고 있었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어요.

 

별장의 명령에 하급 관리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군포를 낼 수  없는 백성들의 살림살이까지 빼앗아 거둬들였고 명령에 불복하는 사람도 없었기에 복종이 더 잘 일어날 수 있었죠. 이처럼 합법적인 권위자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명령을 내리거나 명령에 불복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을 때 복종은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어요.

 

 

출처: 영화 '자산어보' 스틸 컷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신분과 가치관으로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정약전''창대'가 서서히 서로의 벗과 스승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자산어보'는 역시나 이준익 감독 작품답게 완성도 있게 제작되었어요. 역사적 사실을 약간의 풍자와 해학을 곁들여 재미까지 선사해주었죠. 최근에 봤던 영화 중 가장 깊은 감동과 여운이 남은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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