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기억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못 알아본다면 어떨까요? 흔하지 않은 일이지만 오늘은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도 많이 쓰이는 이 '기억상실증'을 소재로 만든 영화 '30일'(Love Reset, 2023)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지금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영화 <30일>은 영화 <기방도령>과 <위대한 소원>의 '남대중' 감독이 작품의 연출을 맡아 주었고, 매 작품마다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는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이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케미를 잘 살려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주었죠.
영화는 주인공 '정열'(강하늘 배우)과 '나라'(정소민 배우) 이 두 사람이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참아내지 못해 남이 되려던 찰나, 30일을 남겨두고 하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독특한 설정의 예측불가한 코미디와 유쾌한 웃음을 담아낸 작품이에요. [스포有, 결말 미포함 ]
영화 30일 「등장인물 및 정보」
감독 남대중
배우 강하늘(노정열 역)
정소민(홍나라 역)
조민수(도보배 역)
김선영(주숙정 역)
황세인(홍나미 역)
윤경호(배기배 역)
이상진(엄귀동 역)
원 우(장탁호 역)
송해나(천애옥 역)
엄지윤(고영지 역) 외
개봉 2023.10.03.
평점 8.09
관객수 196만 명( 23.11.5 기준 )
장르 코미디
국가 대한민국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배급 (주)마인드마크
영화 30일 「내용」
훈훈한 외모에 지성을 겸비한 찌질한 흙수저 사시 준비생 '정열'(강하늘 뱅우)과 금수저 집안의 능력 있는 영화 PD지만 똘기로 가득 찬 '나라'(정소민 배우), 이 두 사람은 오랜 만남 뒤 헤어지게 되었고 나라는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와 두 달 만에 결혼하려 하죠.
그 시각 정열은 친한 형 '기배'(윤경호 배우)의 술집에서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나라 때문에 속상해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결혼식장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뛰쳐나온 나라가 정열을 찾아와요. 무심하게 택시비를 계산해 달라는 나라의 말에 얼떨떨해하며 계산하고 온 정열은 나라와 그렇게 다시 재회하게 되었죠.
그리고 둘은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까지 하지만 결혼 후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버렸고 결국 이혼을 하기로 결심해요. 하지만 둘은 이혼 숙려기간을 갖다가 갑작스레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때부터 정열과 나라는 기억을 잃게 되어 서로의 존재는 물론 가족도 기억하지 못하는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려요.
그들의 주치의 '조박사'(전노민 배우)는 기억을 빨리 찾기 위해 같은 공간에서 서로 부대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고, 둘의 이혼에 적극 찬성이었던 양가부모들은 하루빨리 둘의 기억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합치기로 결심해요. 그렇게 기억을 잃어 남이 되어버린 정열과 나라는 이혼 숙려기간인 30일이 다 지나갈 때까지 다시 예전처럼 한집에서 살게 되었죠.
정열을 만났던 과거의 자신에게 욕을 하는 나라와 달리, 기억을 모두 잃어 리셋이 되어버린 정열은 다시 나라에게 첫눈에 반해버렸고 그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그리고 같이 부대끼며 살다 보니 나라도 왠지 정열이 귀여워 보이고 계속 마음이 가기 시작하는데요..
만약 둘의 기억이 다시 살아난다면 정열과 나라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예전처럼 다시 서로를 향해 분노를 쏟아낼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서로에게 설레어할까요?
영화 30일 「후기」
영화 <30일>은 사랑하는 사이의 남녀 주인공이 '기억 상실'에 걸리게 된다는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클리셰에 코미디 요소를 잘 배합시켰고 주조연배우들의 찰진 연기력이 더해져 극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흔히 쓰이는 소재거리의 코미디 영화지만 가볍게 볼 수만은 없었는데, 그것은 우리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어 보는 이들에게도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있었죠.
보통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던 두 사람이 각자의 삶을 살다가 연애의 과정을 거쳐 결혼에 이르게 되는데, 극 중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연애와 결혼은 무척이나 다르고 결혼생활에서의 에피소드와 갈등은 굉장히 현실적이라 죽을 만큼 사랑하다가도 하루아침에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를 퍼붓는 대상이 되기도 해요.
가정환경뿐만 아니라 성격과 직업, 취미 뭐 하나 겹치는 게 없는 극과 극의 두 사람이 만나 한 공간에 부대끼며 살게 되니 서로를 위한 행동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죠. 행복을 꿈꿔왔던 그들의 결혼 생활은 최악으로 향해가고 그러다 남남이 되기 전 사고로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려요.
쌓였던 기억과 추억만큼 권태도 늘어가던 찰나, 과거 기억이 완전히 사라졌으니 서로에 대한 미운감정과 그와 관련된 일들도 자연스레 리셋이 되어버렸어요. 정열이 나라에게 사랑고백을 하며 주었던 그 야구공은 결혼 후 홧김에 결혼사진에 있는 상대방의 얼굴을 조준하게 되고, 사진처럼 그렇게 망가져 버린 그들의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서로를 향하고 있던 큐피드의 화살이 이제는 독화살로 변해 사랑했던 시간들이 무색해져 버림을 알 수 있었죠.
해리성 기억 상실(Dissociative Amnesia)이란?
이와 같이 주인공들이 사고로 과거 기억이 완전히 사라져 버려 가족부터 주변인들까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 '해리성 기억 상실'(Dissociative Amnesia)은 외상 사건 경험 또는 심한 스트레스에 의한 기억 상실로, 이것은 중요한 개인적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의 상실(기억 상실)을 초래하며 몇 분에서 몇 십 년간의 기억이 사라질 수도 있어요. 최근 경험이나 먼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것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를 뜻하며, 이들은 마음에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과거에 있었던 행위 전체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주로 물리적 충격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이 기억상실은 자신의 과거는 물론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 못 하며, 과거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일을 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전반적 지식과 학습능력은 유지하고 있기도 해요.
해리성 기억 상실증 증상
1) 가장 일반적인 증상 '기억의 상실'
-외상성 사건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건 직후에 나타나지 않고 몇 시간이나, 며칠 또는 더 오랜 시간 후에 나타날 수 있음
-기억상실이 발생한 후, 일부 사람들은 혼란을 느끼며 크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있고 이상할 정도로 무관심한 사람도 있음
① 일반화된(generalized) 기억상실증 : 개인의 정체성과 자신의 과거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간혹 숙달된 기술과 세상에 대한 정보도 포함됨
② 국소적(localized) 기억상실증 : 특정 기간에 일어난 특정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③ 선택적(selective) 기억상실증 : 특정한 시기에 일어난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 중 한 부분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④ 지속적(continuous) 기억상실증 : 특정 시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발생하는 모든 새로운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⑤ 체계적(systematized) 기억상실증 : 특정 인물이나 그 가족에 대한 모든 정보 등 특정 범주의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2)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기억에 공백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만 인식하는데, 이후에 기억이 다시 돌아오거나 자신이 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일의 증거와 직면할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되기도 함
3)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 및 유지하기 어려움
4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마찬가지로 재현현상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음
5) 해리성 기억상실 환자 중 일부는 이후에 기억상실과 관련된 외상성 사건을 알게 된 경우 PTSD가 더 잘 나타나기도 함
6) 피로감 또는 수면 문제 등 모호한 증상을 겪음
7) 우울증에 걸리거나 잃어버린 기억이 갑자기 돌아오고 외상성 기억에 압도될 경우 자살 행동 위험이 높아지기도 하며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일반적으로 나타냄
8) 드물게 갑자기 집이나 자신이 거주하는 곳을 떠나 장시간 여행을 가기도 함
해리성 기억 상실증 치료
해리성 기억상실은 외상성 사건 이후에도 일정 기간 지속돼요. 기억상실 치료법은 특별한 것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기억이 회복되도록 돕거나, 필요한 경우 최면 및 약물을 이용하여 기억력 복구 기법을 통해 기억 속의 공백을 메우는 데 활용할 수 있어요. 이 장애를 유발한 경험을 극복하는 것에 심리치료가 도움이 되며 어느 경우이던 심리적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기를"
이처럼 '해리성 기억 상실증'이라는 소재로 로맨틱 코미디를 그려낸 영화 <30일>은, 두 남녀의 지독히도 현실적인 사랑을 보여주는데, 조금씩 안 맞는 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좋아하는 것보다 미워하는 감정이 더 커지게 되는 순간 관계는 틀어지게 되고 그것이 지속되어 버리면 상대의 모든 것들이 증오로 바뀌어 버려요. 권태가 찾아오면 이유 없이 연인이나 배우자가 밉고 그의 모든 행동이 짜증 나고 불만스러우며 장점으로 보였던 점이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해요. 다른 연인이나 배우자와 비교해 보면 한없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자주 그가 없는 생활을 꿈꿔보며 그 사람 이외의 다른 이성과의 로맨스를 꿈꾸기도 해요. 그렇게 관계의 종말로 다가가게 되면 좋았던 기억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미움과 증오만이 남아있게 되죠.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 되면 사랑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고 상처만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 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다만 사랑하는 자만이 살아 있는 것이다"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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