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이탈리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Out Of My League, 2021)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엘레오노라 가제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의 영어 제목 Out of My League는 '나와 레벨이 다른, 내 능력 밖'을 의미하지만 영화의 원제인 Sul Più Bello는 '최고의 날, 가장 좋은 때'를 의미하죠.
영화는 불치병을 앓는 주인공 '마르타'가 사랑을 찾아나가며 자신의 이상형인 '아르투로'와 사랑을 이루는 과정, 그리고 그런 마르타의 옆을 항상 지키는 소꿉친구 페데리카와 야코포의 우정을 담아낸 동화 같은 이야기예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감독 알리체 필리피
배우 루도비카 프란체스코니(마르타 역)
주세페 마조(아르투로 역)
요세프 지유라(야코포 역)
가야 마샬레(페데리카 역)
엘레오노라 가제로(베아트리체 역) 외
개봉 2021.09.22
평점 7.12
관객수 2,491명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멜로 / 로맨스 / 코미디
국가 이탈리아
러닝타임 91분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는 결혼 놀이를 하는 어린 세 친구 '마르타'(루도비카 프란체스코니 배우)와 '야코포'(요세프 지유라 배우), '페데리카'(가야 마샬레 배우)의 모습을 비춰주며 시작돼요.
시간이 흘러 이들은 대저택에서 함께 살게 되는데, 그곳은 마르타가 3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그녀의 부모님이 남긴 곳이죠.
어릴 적부터 남달라서 취향에 맞지 않는 건 용납하지 않는 게이 친구 '야코포', 수학천재이자 13살 때 역시 커밍아웃한 '페데리카', 그리고 예쁘지는 않지만 명랑하며 리스트 작성을 좋아하는 '마르타'는 각자 개성이 강하지만 서로를 가족보다 더 아끼고 위하며 살고 있어요.
그러나 여느 또래와 비슷해 보이는 마르타는 사실 먼지에 취약한 희귀 유전병 '낭성섬유증'을 앓고 있어요.
그녀는 식사 때마다 효소를 먹고 흡입기와 호흡 치료는 필수이며 세균이 가득한 습한 곳은 금지이죠. 폐에 점액이 차고 감염이 되면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해요.
영화 속 불치병 여주인공이 온갖 치료를 받으면서도 엄청 예쁜 외모로 학교 인기남이랑 사귀지만, 마르타는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죠.
슈퍼마켓에서 할인 품목 안내 방송을 하는 아르바이트생인 마르타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목표를 '멋진 연애'로 세우기로 해요.
불치병으로 인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해도 사랑을 향한 환상을 버리지 못한 마르타는, 데이트 앱을 켜 운명적인 상대를 찾아보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는 남자가 없었죠.
그런데 얼떨결에 두 친구가 데려간 생일파티에서 톰포드 향수를 뿌린 완벽남, '아르투로'(주세페 마조 배우)에게 한눈에 반해 그의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집요하게 뒤를 쫓아다니기 시작해요.
사실 아르투로는 마르타와는 다르게 잘생긴 외모에 부모님도 계시고 매우 부유한 집안에서 부족할 것 없이 살아가고 있는 완벽한 남자였죠.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마르타의 존재를 눈치챈 아르투로는 어쩐 일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는 마르타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집으로 그녀를 초대해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예쁘게 차려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둘만의 저녁 식사를 기대한 마르타는, 예상치 못한 아르투로 가족의 등장에 당황하고 그녀를 업신여기는 그들의 태도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말아요.
그리고 아르투로의 집에서 나온 그녀는 세상을 다 잃은 듯한 실망감을 안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죠.
불치병을 앓고 있는 마르타가 자신이 늘 꿈꿔왔던 완벽남 아르투로와의 사랑을 다시 완성시킬 수 있을까요?
영화는 희귀병을 앓는 주인공 마르타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순간들을 사랑으로 채워보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그녀를 돕는 두 친구들의 우정을 재치 있게 잘 담아내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도 안 계시고 마트에서 안내방송 아르바이트를 하는 마르타와는 정반대로, 아르투로는 매우 부유한 가정의 부모님도 계시고 남부러울 것 없는 남자였죠.
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되었고 마르타는 아르투로에게 크게 마음이 상하지만, 점점 그에게 이끌려 결국 사랑에 빠지게 돼요.
영화는 희박한 생존 확률의 유전병을 앓고 있는 여주인공임에도 엉뚱하지만 발랄하고 과감하게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었죠.
또한 제목의 '흑역사'라는 수식어 와는 달리 영화는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 의상과 소품들의 색감, 각 상황에 맞추어 잘 활용한 색채들로 시각적인 풍부함을 더해 영화의 깊이를 좀 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 주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영화 자체가 그림 같은 느낌을 품고 있어 이탈리아의 '토리노'라는 지역의 아름다운 전경과 데이트 장면의 몽환적인 배경, 영화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마르타와 아르투로의 풋풋한 사랑을 더욱 생기 있게 표현해주기도 하였죠.
극 중 어딘가 어설프고 엉뚱한 매력을 지닌 주인공 '마르타'는 어떤 동정도 허락하지 않고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들을 원하는 대로 계획해 나가며 '사랑' 역시 직진의 모습이었어요.
주눅 들지 않으며 '흑역사'로 남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랑을 밀어붙이는 마르타의 화끈한 성격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자신이 앓고 있는 병 때문에 매일이 소중한 마르타는 "우리에겐 항상 선택권이 있어"라고 말하며 좌절하지 않고 마음껏 즐기는 자유로운 삶을 택하죠.
아르투로가 안내한 비싼 레스토랑 대신 자신이 일하는 마트 음식점을 택하고, 자신을 업신여기는 아르투로 가족과의 식사자리에서 모욕을 참고 견디는 대신 솔직하게 할 말 다하고 웃으면서 나온 그녀는 '안정된 자존감'을 지녔다고 볼 수 있어요.
명망 높은 집안의 모든 것을 갖춘듯한 아르투로의 삶은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그는 '사랑해'라는 말을 해본 적도 자신의 할 일을 매번 가족이나 친구들이 정해주기 때문에 계획을 세워본 적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의 삶과는 정반대의 마르타는 당당히 자신의 취향과 방식을 고수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어요.
주인공 마르타는 자신이 사랑과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며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었고, 인생에서 시련이 닥쳐왔을 때 자신의 능력을 믿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진 사람이었죠.
이처럼 자존감이 안정된 경우는 자존감이 쉽게 변하지 않으며 자신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볼 수 있어요. 자신의 가치에 대해 좋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부족한 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죠.
한계에 부딪힌다고 해도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가지고 표현하며 합리적이고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부정적 심리를 경험하더라도 쉽게 극복하는 편이에요.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과의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고 학교나 직장 등에서도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잘 수행해 나가죠. 타인의 비난이나 조롱, 자신의 실수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어려운 상황도 유연하게 잘 대처해요.
어쩌면 우리는 높은 자존감을 갖고 태어났지만 살아가면서 무너진 계획과 함께 조금씩 그 자존감을 내려놨을 수도 있어요.
이러한 자존감을 회복시키려면 자기 자신의 욕망의 정도와 현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장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자질을 잘 구분하는 것이 필요해요.
스스로 잘하는 걸 찾는 과정에서 삶과 성공의 기준이 타인의 눈높이가 아닌 자신만의 것으로 점차 바뀌게 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는 내면 깊숙한 곳의 진정한 외침을 들을 수 있게 되죠.
「 이미지 : Daum 영화 」
참고해볼 만한 글
↓
'영화로 보는 심리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내용 및 결말과 후기 - 열등감에 빠진 중년의 자존감 찾기 여행 (0) | 2022.11.05 |
---|---|
영화 '더 헌트' 내용 및 후기 : 확증편향이 불러온 마녀사냥의 비극 (0) | 2022.10.28 |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내용과 후기 :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2) | 2022.09.23 |
영화 '들개' 내용 및 후기 : 반사회적 인격장애 두 청년의 일촉즉발 이야기 (1) | 2022.09.15 |
영화 '더 보이스' 내용 및 후기 - 조현병 환자를 다룬 슬래셔 무비 (2) | 2022.09.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