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영화 '더 헌트'(The Hunt, Jagten, 2012)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 <더 헌트>는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 만든 덴마크 영화로 2012년 유럽영화상에서 '각본상'을 받기도 했어요.
또한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매즈 미켈슨'은 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10년 정도 춤 예술가로 활동한 전력을 갖고 있는데요, 재능이 많고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그는 너무나 억울한 역할을 잘 소화해낸 덕분에 <더 헌트>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거머쥐기도 하였죠.
그는 영화 '푸셔'(Pusher)로 데뷔해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어나더 라운드>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여전히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기도 해요.
21세기 마녀사냥의 한 형태를 다룬 영화 <더 헌트>는 한 아이의 거짓 증언으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절망으로 뒤 바뀌어 버린 어느 남성의 이야기로, 오해와 집단이기주의를 담아낸 작품이에요.
[ 스포 있음, 결말 미포함 ]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그
배우 매즈 미켈슨(루카스 역)
토머스 보라센(테오 역)
수시 울드(그레테 역)
아니카 베데르코프(클라라 역) 외
개봉 2013.01.24.
평점 9.00
관객수 3.7만 명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덴마크
러닝타임 115분
배급 (주)엣나인필름, 씨너스엔터테인먼트㈜
어느 한적한 시골 동네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루카스'(매즈 미켈슨 배우)는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함께 자라온 친구들과 어울리며 반려견 패니와 함께 평온하게 살고 있어요.
그는 유치원에서도 평판이 좋으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그가 출근하면 모든 아이들이 그에게 장난을 걸기도 해요.
그러나 그는 아내와 이혼한 상태로 아들 '마쿠스'(라세 포겔스트룀 배우)의 양육권 문제로 분쟁 중이며 유치원에 새로 온 여교사 '나디아'(알렉산드라 라파포트 배우)와 서로 호감을 갖고 만나는 중이죠.
한편 루카스의 친구 '테오'(토머스 보라센 배우)에게는 아들 토스튼과 유치원생 딸 '클라라'(아니카 베데르코프 배우)가 있는데, 클라라는 루카스가 일하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클라라는 금이 많이 그어진 낯선 길을 꺼리며 유치원도 스스로 찾아가지 못하는 등 내성적이고 늘 혼자 노는 아이예요.
그런 클라라가 안쓰러운 루카스는 가끔 유치원 등굣길을 함께 해주거나 그의 반려견 산책을 같이 가기도 하며 클라라를 많이 챙겨주었고, 그런 루카스에게 클라라는 애정을 느끼기 시작했죠.
클라라는 하트를 만들어 루카스의 코트 주머니에 몰래 넣어 놓더니 유치원생들과 놀고 있는 루카스에게 다가가 입에 뽀뽀를 해요.
그런 클라라에게 루카스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잘 타이르면서 적절하게 대응하지만 클라라는 마음에 상처를 받고 엉뚱한 일을 벌이죠.
유치원 원장님과 단둘이 있게 된 클라라는 “루카스 선생님이 싫어요. 멍청한 데다 못생겼어요."
그 말에 의아해하는 원장에게 클라라는 오빠 토스튼이 보여줬었던 음란물 영상을 떠올리며 마치 루카스가 자신에게 무언가 나쁜 짓을 한 것처럼 거짓말을 해요.
클라라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 원장은 루카스에게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출근을 금지시키더니, 아동 전문가를 유치원으로 불러 클라라와 상담하게 한 후 루카스의 성추행 혐의를 확정 짓게 되죠.
원장은 유치원의 학부형들과 회의를 열고 경찰에 신고까지 해요.
원장 : "유치원에 외설적인 행동이 행해진 것 같고 원생 중 하나가 '성 학대를 당했다'는 말을 했어요. 피해자가 더 있을 수도 있으니 이런 후유증이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야뇨증, 두통이 있다든가 악몽을 꾼다든가.."
영문도 모른 채 출근을 금지당한 루카스는 뒤늦게 이런 상황을 알고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아요.
당시 루카스는 자신의 아들 마쿠스가 엄마가 아닌 자신과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희소식을 전부인에게 듣게 되었고, 유치원의 나디아 선생님과도 잘되어가며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던 상황이었죠.
그리고 마쿠스에게 걸려 온 전화에선 '아빠가 유치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에 연루되어 있다며 엄마가 이제 아빠한테 전화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어요.
원장이 자신의 전처에게 전화를 해서 그 일에 대해 말한 사실에 분노한 루카스는 원장을 찾아가 따지지만, 이미 유치원 교사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다 얘기한 후였으며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루카스는 자신의 절친인 클라라의 아빠 테오에게 찾아가 보지만 테오는 '여태껏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 아이라 그럴 리가 없다'며 오히려 루카스를 집에서 내쫓아버려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루카스는 직장을 잃게 된 것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의 자신을 향한 경멸의 눈초리와 집단 따돌림 속에서 외톨이로 살게 되죠.
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잘못되었음이 밝혀지고 그 결과 다행스럽게도 사건은 '혐의 없음'으로 끝나는데요..
드디어 '아동 성추행범' 혐의를 벗은 루카스는 자신을 향한 마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의심에서 이제는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영화 <더 헌트>는 오해와 확증편향에서 시작된 아동 성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이 불러들인 갈등과 상처를 잘 다루어주었죠.
영화의 모든 비극은 유치원생 클라라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거짓증언을 하는 것이 시초가 되었고, 그로 인해 아동 성범죄 누명을 쓴 유치원 교사 루카스의 인생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게 돼요.
영화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아동 성범죄가 아닌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는 집단의 문제였죠.
사람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소문은 오랫동안 사귀어온 루카스의 고향 친구들마저 하나둘 떠나게 만들어요.
심지어 동네 슈퍼마켓 출입까지 금지된 루카스는 언제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폭력과 집단 따돌림, 멸시 등을 모두 버텨 내요.
이러한 상황은 클라라의 거짓 진술만을 들은 유치원 원장이 "난 애들을 믿어요. 애들은 거짓말을 할 리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확증편향'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었죠.
확실한 증거도 없이 클라라의 말 한마디로 루카스를 죄인으로 단정 짓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의심하게 된 이러한 '확증편향'은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사실 루카스를 오해했고 죄인으로 몰아넣은 것은 마을 사람들의 잘못이며 그들은 결국 루카스가 잘못이 없다는 사실을 끝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죠.
즉 마을 사람들이 각자 무고한 사람 하나를 범죄자로 몰아넣고 그러한 취급을 한 자신의 죄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방어기제라고도 볼 수 있어요.
클라라 : "루카스 아저씨한테 화났어? 아저씨는 잘못 없어. 내가 바보 같은 말을 했는데 이젠 다른 애들까지 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
클라라의 엄마 : "클라라.. 이해하기 힘들 테지만 아마 이런 걸 거야.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을 네 무의식이 차단한 거지. 하지만 실제로 일어났어. 다 말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알겠니?"
'확증 편향'이란 이와 같이 자신의 믿음이 옳음을 확증해주는 정보를 찾는 경향성을 뜻하며,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것을 말하죠.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은 이처럼 보통 자신의 생각을 반박하는 증거보다는 확증해주는 증거를 더 열심히 찾고 선호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 뇌의 입장에서는 고통이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려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이러한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일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결코 무시하지 않아야 하며, 나의 의견이 늘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정확한 상황 파악과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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