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국제 영화제상을 휩쓴 수작이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 <킹스 스피치>는 감독인 '톰 후퍼'가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여 일약 세계적인 감독으로 급부상하였고, 2010년 미국에서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기도 하였죠.
아버지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이 많아 당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엘리자베스 2세도, 직접 영화를 관람한 뒤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요.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은 1996년도 영화 <샤인>에서 말 더듬이에 정신질환자이자 천재 음악가 연기를 했던 배우 '제프리 러시'가, 14년 뒤인 2010년 <킹스 스피치>에서는 말더듬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 역으로 출연하게 된 것이죠.
영화는 2차 세계 대전 시기 내성적인 영국 국왕 '조지 6세'가, 호주 출신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만나면서 국왕으로서 치명적인 콤플렉스였던 말더듬증 극복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에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감독 톰 후퍼
배우 콜린 퍼스(조지 6세 역)
제프리 러시(라이오넬 로그 역)
헬레나 본햄 카터(퀸 엘리자베스 역)
가이 피어스(에드워드 8세 역) 외
개봉 2011.03.17.
평점 8.32
관객수 80만 명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영국 / 오스트레일리아 / 미국
러닝타임 118분
배급 ㈜화앤담이엔티
'킹스 스피치' 내 용
1925년, '조지 5세'(마이클 갬본 배우)는 세계의 4분의 1 이상을 통치했고, 차남인 '요크 공작'(콜린 퍼스 배우)에게 대영제국 박람회 폐회사를 맡겨요.
「 "오늘 BBC 대영제국 방송은 대영제국 박람회장을 연결해 왕자님이신 요크 공작의 폐회사를 전해 드립니다.
58개 영연방국이 참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대영제국 박람회!....
라디오 발명 이후 국왕께서 개회사를 통해 첫 방송 연설을 하셨고 첫 시즌의 폐회사에서 황태자이신 장남이 첫 방송을 하셨으며, 오늘 차남이신 요크 공작께서 전 세계를 통해 첫 연설을 하십니다." 」
요크 공작(조지 6세) : "저는 오늘... 친애하는 국왕... 폐... 국왕..."
그렇게 요크 공작은 대영제국 박람회 폐막식에서 말을 더듬는 바람에 연설을 망쳐 버렸죠.
1934년 런던 피커딜리, 왕실의 언어치료사는 고대 그리스 때부터 내려온 것이라며 말더듬이 요크 공작의 입에 살균한 구슬 7개를 넣었고 그 상태로 문장을 읽으면서 발음을 해보라고 해요.
구슬을 입에 넣고 책을 읽으려던 순간 삼킬뻔해 당황한 요크 공작은, 부인 '엘리자베스'(헬레나 본햄 카터 배우)에게 치료는 더 안 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죠.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부인 엘리자베스는 남편 몰래 <라이오넬 로그 언어교정>이란 곳을 찾아가요.
엘리자베스 : 남편은 연설할 일이 많아요.
라이오넬(제프리 러시 배우) : 여기선 제 방식을 따라주셔야 해요.
엘리자베스 : 제 남편이 '요크 공작'이면요?
라이오넬 : 그럼 존슨 부인이 아니라 공작 마마네요.
엘리자베스 : 언어치료협회에서 알게 됐고 치료법이 독특하고 호주식이라 우려하던 게 좀 맘에 걸리네요.
라이오넬 : 효과를 보시려면 저를 믿고 따라야 해요. 상담은 이곳에서만 합니다.
엘리자베스 : 언제 시작하죠?
결국 '조지 6세'(요크 공작)는 라이오넬에게 언어교정을 받기로 해요.
라이오넬 : 언제가 처음이죠?
조지 6세 : 무슨 소리요?
라이오넬 : 언어장애요.
조지 6세 : 내가... 사... 사생활 상담하러 왔소?
라이오넬 : 그럼 왜 왔죠?
조지 6세 : 말더듬이니까!
라이오넬 : 언제부터 그랬죠?
조지 6세 : 날 때부터 이랬소.
라이오넬 : 아닐걸요.
조지 6세 : 나에 대해.. 뭐, 뭘 알아?
라이오넬 : 날 때부터 말더듬는 사람은 없습니다. 언제부터죠?
조지 6세 : 네댓 살 때쯤.
라이오넬 : 전형적이군요.
조지 6세 : 그렇게 들었소. 난 기억 안 나요.
라이오넬 : 그럴 겁니다. 생각할 때도 더듬어요?
조지 6세 : 멍청한 소리!
라이오넬 : 혼자 중얼댈 땐요? 다들 중얼대죠, '버티'.
조지 6세 : 호칭 바꿔요.
라이오넬 : 바꿀 말이 없어요.
조지 6세 : 그럼 할 말 없소. 오늘 것도 돈 냅니까?
라이오넬 : 엄청요. 그럼 중얼댈 때도 더듬나요?
조지 6세 : 다, 당연히 아니죠.
라이오넬 : 그럼 영구적인 증상은 아니군요. 원인이 뭐 같아요?
조지 6세 : 모.. 모, 모르겠소. 어, 어쨌... 거나 마, 말... 더듬이는 아무도 못 고쳐요.
라이오넬 : 이 자리에서 당장 고칠 수 있어요. 내가 고치면 질문에 답해요.
조지 6세 : 못 고치면?
라이오넬 : 답 안 하면 되죠.
그리고 라이오넬은 조지 6세에게 책을 건네주며 읽게 했죠.
조지 6세 : '사.. 사느냐...' 주, 죽느냐...' 못 읽겠소.
라이오넬 : 아직 안 끝났어요. 목소리를 녹음해서 다시 들려 드릴게요.
그리고 조지에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끼게 해요.
조지 6세 : 음악이 나오는데?
라이오넬 : 알아요.
조지 6세 : 내 소릴 못 듣잖소.
라이오넬 : 자기가 말하는 걸 꼭 들어야 알아요?
하지만 조지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낀 채로 다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다가 못하겠다며 화를 냈죠.
라이오넬 : 아주 유창하셨어요.
조지 6세 : 고맙지만 나한텐 안 맞는 것 같소.
라이오넬이 조지 6세를 가족들이 부르는 이름인 '버티'라고 부르며 서로 동등한 관계로 지내기를 요구하는 등 특이한 행동을 일삼는 모습에, 조지 6세는 라이오넬과의 첫 만남에서 결국 화를 내고 돌아가죠.
하지만 후에 라이오넬의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조지 6세는 다시 라이오넬을 찾아갔고, 라이오넬의 치료로 그는 조금씩 발전해 나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1936년 샌드링엄 사유지에서 조지는 형 '에드워드 8세'(가이 피어스 배우)와 만남을 가졌죠.
조지 6세 : 아버지 위중하셔.
에드워드 8세 : 아버지 유별나셔. 더 살 수 있는데 내 결혼 막으려고..
당시 형 '에드워드 8세'는 미국인이자 유부녀 '월리스 심슨'(이브 베스트 배우)과 사랑에 빠져 있었고, 그녀가 이혼하면 결혼까지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죠.
결국 아버지 조지 5세는 돌아가시고 예상대로 형 에드워드 8세가 국왕 자리에 오르게 되었어요.
라이오넬 : 형의 어떤 점이 말문을 막죠?
조지 6세 : 왜 입만 열면 형 얘긴데요?
라이오넬 : 욕을 퍼부을 땐 말을 안 더듬죠.
조지 6세 : 웃기시네. 우리 형이 푹 빠진 여자가 두 번 결혼했는데 이혼하고 혀, 형이랑 또 결혼한대요.
라이오넬 : 세상에!
조지 6세 : 무슨 수를 쓰든 형의 퇴위는 막야야죠.
라이오넬 : 진심이에요?
형보다 조지 6세에게 왕의 자질이 보인다는 라이오넬의 말에 그는 치료를 더 이상 안 하겠다며 화를 내고 가버려요.
그리고 형이 미국 출신에 두 번의 이혼 경험이 있는 심슨 부인과 결혼하려는 걸 두고, 총리는 내각의 권고를 무시하려면 퇴위를 해야 하며 안 그러면 내각이 총사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죠.
조지 6세 : 정부 없는 나, 나라가 어, 어딨소?
총리 : 왕이 사리사욕을 챙기느냐, 국민의 뜻에 따르느냐죠.
각부 장관들이 모여드는 자리에 다시금 국왕의 사생활 문제가 입방아에 오르고...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 영국 국교회의 수장인 국왕이 이혼녀와 결혼할 수는 없었으며, 결국 에드워드 8세는 왕위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동생인 그가 왕위를 이어받게 되었죠.
이렇듯 형 때문에 떠밀리다시피 갑작스럽게 국왕이 되어버린 그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과연 국민의 마음을 감동시킬 연설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킹스 스피치' 후 기
영화 <킹스 스피치>는 국왕 또는 왕자라는 자리에서는 거의 만날 일 없는 호주 출신의 가짜 언어치료사와, 내성적인 영국의 왕 사이의 우정 그리고 말더듬 콤플렉스를 극복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며 몰입도를 한껏 높여주었죠.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지만 계속 말을 더듬는 바람에 '버벅 버티'로 불리던 주인공 조지 6세는, 사실 아주 어릴 때부터 왼손잡이이지만 오른손만 쓰도록 강요받았고 안짱다리여서 이 역시 오랜 시간 온갖 고통을 참아가며 고쳐야만 했어요.
또한 '버티'는 왕의 계승권자인 장남이 아니라 차남이었기에 왕자들을 돌보는 유모들 역시 장남인 형만 감싸고 돌았죠.
오직 그에게는 형인 장남의 유고 시를 대비해 왕자로서 훈련을 해야만 했으며, 욕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노래마저 큰 소리로 부르지 못하고 소심하게 자라올 수 밖에 없었어요.
이러한 조지에게 라이오넬은 욕을 해보고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지만, 왕자의 입에서 나오는 욕이란 욕이라고도 할 수 없는 말뿐이었어요.
차남이자 조지 6세 '버티'의 삶은 온전히 형을 위해 희생된 삶이자 왕실의 보이지 않는 장막에 짓눌린 허깨비 같은 것이었죠.
왕실에서 소심한 어린 왕자 버티는 기죽어 말도 제대로 못 해보고 왕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죄로 여기고 자랐으며, 그에게는 '왕이 되고 싶다'라는 말뿐만 아니라 왕이라는 말 자체가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될 금기어였어요.
이것이 '버티'의 입을 틀어막았고 언제든지 그 말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그에게 자리 잡고 있었던 거죠.
그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은 그의 이런 심정을 알고 있었으며, 형보다 그에게 왕의 자질이 있다고 말하는 라이오넬에게 자신은 왕위를 계승할 마음이 없다며 화를 낸 것도, 어쩌면 어릴 때부터 왕이 되고 싶었던 자신의 감춰진 욕망을 들킬까 봐 두려웠던 게 아닐까 싶어요.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결코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왕'이라는 말의 이 금기를, 스스로 인식하지 않는 한 말 더듬는 병은 치료가 어려운 일이었죠.
하지만 버티는 자신의 언어치료사였던 라이오넬이 자격증도 없는 배우 지망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자신의 소리를 정성스럽게 들어주며 교감을 나눠준 라이오넬의 진심이 통해 치료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었어요.
영화는 이처럼 최고의 권력과 권위를 가진 일국의 왕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상처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 작품이었죠.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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