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며칠 전 광복절에 맞춰 국내 개봉한 작품이자 천재과학자의 전기를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Oppenheimer, 2023)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는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었는데요, 아마도 매 작품마다 새롭고 장엄한 연출 스타일을 선보여 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작품이자 역대급 캐스팅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로 알려진 아일랜드 출신의 명배우 '킬리언 머피'와 '에밀리 블런트'가 이미 캐스팅된 상태에서 '맷데이먼'과 '로다주'등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들이 오펜하이머에 합류하게 되었고, 이로써 완벽한 배역의 조화를 이루어내며 극의 볼륨을 더해주었죠.
영화 <오펜하이머>는 위대한 현대 과학자 중 한 명이자 제2차 세계대전을 종결시킨 원자폭탄의 아버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로, 세계 대전 당시 미국에서 극비리에 추진된 핵 개발 프로젝트의 수장을 맡은 천재 과학자가 세상을 구하기 위한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핵 개발을 하게 된 내용을 담은 작품이에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영화 '오펜하이머' 등장인물 및 정보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배우 킬리언 머피(J.로버트 오펜하이머 역)
에밀리 블런트(키티 오펜하이머 역)
맷 데이먼(레슬리 그로브스 역)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루이스 스트로스 역)
플로렌스 퓨(진 태트록 역)
조쉬 하트넷(어니스트 로렌스 역)
라미 말렉(데이비드 힐 역)
케네스 브래너(닐스 보어 역) 외
개봉 2023.08.15.
평점 8.53
관객수 81만 명( 23. 8.18 기준)
장르 스릴러, 드라마
국가 미국, 영렌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80분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오펜하이머' 내용
유대인 태생의 괴팍한 성격을 지닌 미국의 천재 과학자인 주인공 'J.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 배우)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유학시절 실험물리학에 서툰 그에게 수업시간 교수가 한 행동으로 동료들에게 웃음을 사게 되고 그로 인해 모멸감을 느끼죠. 그리고 그는 결국 교수를 겨냥해 사과에 독을 넣는 시도까지 하게 돼요. 그러다 오펜하이머는 다행히 '닐스 보어'(케네스 브래너 배우)를 만나게 되면서 독일의 괴팅겐 대학교로 가서 이론물리학과 양자역학을 접하게 되죠.
그리고 미국 칼텍과 uc버클리로 돌아온 오펜하이머는 실험물리학자인 '어니스트 로렌스'(조쉬 하트넷 배우)와 협업하게 돼요. 그 와중에 오펜하이머는 공산당원들 모임에서 만난 여성 '진 태트록'(플로렌스 퓨 배우)과 만나게 되지만, 또 다른 공산당원이자 유부녀인 '키티'(에밀리 블런트 배우)와 결혼하게 되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미 육군 소장 '레슬리 그로브스'(맷 데이먼 배우)는 오펜하이머를 맨해튼 계획의 과학부문 총책임자로 임명해요. 하루아침에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극비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에 투입된 그는 뉴멕시코주의 로스 앨러모스에 연구소를 만들었죠.
사실 그는 독일의 나치가 원자폭탄 개발에 먼저 성공해선 안된다는 명분 때문에 이 위험천만한 프로젝트를 맡게 된 거였어요.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지 약 3년 뒤인 1945년, 오펜하이머와 그의 팀은 미국 뉴멕시코의 사막 한가운데서 일명 '트리니티'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내요.
곧바로 미국 정부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을 투하하고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내었죠. 이 소식을 듣게 된 오펜하이머는 해리 S.트루먼(게리 올드먼 배우) 대통령을 찾아가 "내 손에 피가 묻은 것 같다"라는 말을 했고, 이 이야기를 들은 트루먼은 "사람들은 폭탄을 만든 사람이 아닌 투하를 지시한 사람에게 더 관심이 있다"며 그를 어린아이 취급하고 실망하는 기색을 보여요.
하지만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개발한 이 무기가 인류 전체에 엄청난 위기를 불러일으키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실험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도덕적으로 고통받았고 그 죄책감에 빠져 이제는 더 이상 그만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때마침 다른 나라에서 핵무기가 개발된 상황과 그가 과거 젊은 시절 한때 공산주의 사상에 매료됐었고, 공산당원들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는 오펜하이머를 비공개 청문회 자리에 앉히게 되죠.
오펜하이머는 수소폭탄 개발까지 추진하려던 정부에 적극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의 소신 행동은 오히려 그를 애국자에서 한순간 소련의 스파이로 몰아가는 상황으로 흘러가는데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인류를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오펜하이머, 앞으로 그의 운명은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요?
영화 '오펜하이머' 후기
천재과학자이자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다룬 영화는 장장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재구성, 흑백의 컬러대비와 클로즈업을 통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아 지루함 없이 잘 흘러갔던 것 같아요.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단 한 컷의 CG를 사용하지 않는 극사실주의의 확장된 연출력을 보여주었고 IMAX 흑백 아날로그로 찍은 최초의 영화이기도 해요.
또한 어려운 물리학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는 무거운 전기 영화라는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놀란 감독 작품 중에서도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기도하죠.
무엇보다 영화는 오펜하이머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심리 변화를 다루며 이러한 모든 역사적 순간들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노력을 발휘해 주었고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하지 않았나 싶어요.
극 중 주인공 오펜하이머는 유대인 태생으로 학계에서 홀대받고 소외됐던 양자역학 분야에서 활동하며 학자로서는 드물게 노동권을 외친 교수였으며, 괴짜로 불리던 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였고 세계 보편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 되었죠.
그가 혼자 힘으로 원자폭탄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탁월한 아이디어와 리더십을 발휘하며 수많은 과학자가 참여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미국에 세계 첫 원자폭탄을 안겨주었어요.
그러나 수많은 인물들과의 대화 장면을 통해 전쟁을 끝내고 세상에 평화를 바랐던 그가 핵무기가 본격화되면서 지녔던 고뇌와 도덕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었죠.
바가바드 기타를 인용하며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Now I am beco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s)"라는 말을 한 오펜하이머는, 세계 최초의 핵무기 개발 맨해튼 프로젝트의 수장으로 국가의 이익을 줬지만 동시에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으로 인한 수십만 명의 사망자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원자폭탄 발명 후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 세상과 마주하며 찰나의 순간 주인공이 되는 듯했지만, 그는 자신으로 인해 변해버린 세계를 보며 양가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이러한 섬세한 감정이 잘 드러났던 것 같아요. 그로 인해 고뇌와 혼돈, 불안과 욕망, 환희의 감정을 보여주면서 그의 심리가 어떠했을지 대략 유추해 볼 수 있었죠.
그렇게 세계 최초로 원폭 개발에 성공하며 2차 세계대전을 끝낸 영웅인 동시에 인류에 통제하지 못할 무기를 안긴 문제적 인물이라는 양면적 평가를 받게 되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전쟁은 종식됐지만 핵전쟁에 대한 공포라는 또 다른 위협과 불안이 전 세계를 감싸게 되었어요.
"세상을 날려버리지는 말게"라며 원자폭탄 실험 직전 레슬리 그로브스가 오펜하이머에게 했던 말처럼, 세상을 쉽게 휘어잡을만한 무기를 향한 인간의 탐욕과 선택의 결과에 대한 값은 예측불가능한 일이었어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지만 그에게는 폭발로 인한 순간적으로 번쩍이는 빛과 희생자들의 비참한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고, 세상의 파괴자가 되어 버린 것 같은 그의 딜레마는 현재 우리의 딜레마로 남아있게 된 것 같았죠.
「이미지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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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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