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2007년 개봉 당시 최고의 치유 영화로 뽑혔던 '레인 오버 미'(Reign Over Me, 2007년)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모든 걸 잃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남자 '찰리'와 다 가졌지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남자 '앨런', 두 사람의 아주 특별한 우정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예요.
(스포有, 결말 미포함)
감독 마이크 바인더
배우 아담 샌들러(찰리 파인맨 역)
돈 치들(앨런 존슨 역) 외
개봉 2007.09.06.
평점 9.00
관객수 2,046명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4분
배급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내 용
뉴욕의 잘 나가는 치과의사 '앨런 존슨'(돈 치들 배우)은 사랑스러운 가족을 가진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일에 대한 부담과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죠.
여느 날처럼 진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우연히 치과대학시절 동창인 '찰리 파인맨'(아담 샌들러 배우)을 보게 되었고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그에 대한 얘기를 해요.
사실 찰리는 몇 년 전 9.11 테러 당시 가족을 모두 잃었어요. 쌍둥이 빌딩에 충돌한 항공기에 탑승했던 아내와 세 딸을 한꺼번에 잃고 폐인으로 살아가고 있었죠.
며칠 후 그를 다시 목격한 앨런은 자신을 그냥 지나가던 찰리를 붙잡아 말을 건네보지만, 찰리는 기억을 못 했고 어쩐지 나사 하나가 빠진듯한 느낌이었어요.
어느 날 앨런은 찰리의 집에 찾아갔고 둘은 바에 놀러 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앨런이 조심스레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한 말을 꺼내요.
찰리는 자신에겐 원래 가족이 없다며 '누가 보낸 거냐'라고 앨런을 첩자 취급을 하더니 앨런의 얼굴에 음료를 끼얹는 등 난리 쳤죠.
그 후 앨런을 찾아온 찰리의 장모님이 그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그가 일도 그만두고 아내 얘기를 금지했으며 가족들을 기억 못 하는 척한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찰리는 같이 시간을 보내자며 앨런의 치과에 찾아와요. 하지만 찰리의 망상으로 앨런은 여러 가지 곤욕스러운 상황들에 부딪혔죠.
그런데 찰리를 도와주려는 앨런은 오히려 찰리와 스쿠터를 함께 타고 악기를 다루며 게임과 코믹영화를 보면서 어느새 자신이 치유되어가고 있었어요.
영화를 즐겁게 본 후, 앨런의 휴대폰에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죠. 앨런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빨리 와달라는 부인의 전화였어요.
그런데 앨런이 찰리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먼저 가보겠다고 하자, 찰리는 아침을 먹으러 가자며 지금부터 신나게 즐기자고 하는 등 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여요. 앨런은 그런 그의 행동에 당혹스러워하며 집으로 돌아갔죠.
다음날 앨런의 집으로 찰리의 담당 회계사 '브라이언 슈거맨'(마이크 바인더)이 찾아와요. 이유인즉슨 찰리가 사과의 표시로 자신의 돈 '백만불'을 앨런에게 주라고 전했죠.
앨런이 찰리를 세뇌시켜 뜯어먹으려는 것으로 오해한 슈거맨이, 이에 항의하러 온 것이었으나 앨런은 자신은 돈이 필요 없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요.
그리고 찰리는 앨런의 집에 찾아와 아버지 일은 유감이라며 앨런에게 음반을 선물했고, 앨런의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는 헤드폰을 낀 채 노래를 부르며 부엌 한구석에 앉아 혼자 식사를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앨런의 치과에 놀러 간 찰리에게 앨런이, '치과의사 그립냐'라고 묻자 자기에 대해서 왜 캐묻냐며 물건을 다 때려 부수고 또다시 행패를 부리기도 해요.
그때마침 앨런에게 추근대다 거절당하자 그를 성추행범으로 고소했던 '도나'(세프론 버로우스 배우)가 사과하기 위해 그를 찾아왔는데, 방금 전까지 행패를 부리던 찰리가 갑자기 도나의 외모를 평가하며 호감을 보이는 등의 모습을 나타내었죠.
앨런은 계속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찰리가 걱정되어 도움을 주기 위해 그와 함께 음반매장에 가요. 그리고 상담 치료사와 우연한 만남을 가장하여 대화를 시도해보지만, 그가 치료사라는 걸 알아챈 찰리는 또다시 불같이 화를 내었죠.
하룻밤을 고민하던 찰리는, 앨런의 권유대로 정신과 상담을 받기로 결정해요. 하지만 앨런이 소개해준 정신과 의사 '안젤라'(리브 타일러 배우)가 너무 어리다며 못 미더워했죠.
상담 중 그는 가족들에 대해 기억하는 것조차 괴로워하며 헤드폰을 쓰고 건성으로 별 시답잖은 말들만 늘어놓기만 했어요.
'안젤라'는 혼자 감내하려 들면서 자신에게 매번 치료를 받는 건 의미가 없고 가족을 잃었던 얘기를 꼭 의사가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아 고통을 나눠야 좋을 것이라 얘기했죠.
그리고 상담실에서 나온 찰리는 대기실에 있던 앨런에게 갑자기 가족 이야기를 하기 시작해요. '사랑하는 아내와 귀여운 세 딸의 성격과 특징, 행복했던 삶, 보스턴에 이모 만나러 간다고 나갔던 게 마지막이었다며...'여러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꺼내놓았죠.
그 기억을 밖으로 꺼내는 것이 너무 큰 고통이었기 때문에, 찰리는 앨런과 문 뒤에서 몰래 듣고 있던 '안젤라'에게 상담치료에 오기 싫다고 투덜대기도 해요.
한편 찰리는 그동안 부엌 인테리어를 자주 바꿔왔는데, 그 이유가 아내가 부엌을 고치자고 했던 게 그녀와의 마지막 대화였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그날 밤 자살충동을 느낀 찰리는, 집안에 숨겨놓은 총을 찾아 갖고 나가요. 총알은 없었지만 찰리는 거리의 택시기사와 싸움이 나자, 총을 겨누는 등 난동을 피우다 주변에 있던 경찰에게 체포돼요.
고통에 처한 9.11 유가족을 경찰이 거리에서 체포했다는 것을 여론이 좋게 받아들이지 않기에 찰리는 형사책임은 피했어요. 대신에 정신감정을 받게 하여 강제 입원 치료를 받을지에 대해 논의하게 하였죠.
그렇게 정신병원에 들어간 찰리는 역시나 난동을 피웠고, 찰리를 걱정하던 '안젤라'는 정신병원 주치의를 설득하여 입원을 막으려 노력하였어요.
그 후 법정에서 찰리를 강제로 입원 치료를 받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재판이 벌어지며 병원 측 의사와 안젤라의 공방이 펼쳐져요.
이하 생략
후 기
찰리는 9.11 테러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후, 직업도 사람과의 교류도 없이 혼자만의 세계에서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치대 동기이자 룸메이트였던 앨런은, 사랑하는 부인과 딸들을 가진 잘 나가는 치과의사였지만 사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삶의 회의를 느끼고 있었죠.
안타까운 찰리의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를 도우려 했던 앨런이, 어느새 찰리와의 시간을 보내며 치유되어가고 있었고 찰리 또한 조금씩 마음을 열고 변화하고 있었어요.
상처의 크기와 깊이는 저마다 다르기에 치유하는 방법과 시간도 정해진 것이 없어요. 그들을 바라봐주고 기다려 주며 사회에 나올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 같았죠.
이처럼 주인공 찰리가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난 후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적 부적응 증상을 뜻해요.
여기서 '충격적인 사건'이란, 심각한 신체적 상해 · 생명의 위협 등 치명적인 사건들을 겪은 후 그것이 종료되었음에도 큰 심리적 상처를 내어 오랫동안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하죠.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 사건들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요.
외상을 유발하는 사건들로는 자연재해부터 시작해 건물 붕괴 · 전쟁 · 테러 · 비행기 추락 ·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폭력이나 사고로 죽는 것을 목격하는 일, 각종 범죄 등 수없이 많아요.
극 중 찰리는 외상 사건과 관련된 기억이나 감정이 플래시백(재 경험)되는 침투 증상을 보이며, 매우 고통스러워하기도 하였고 늘 과민하여 사소한 일에도 큰 분노를 폭발시키는 모습을 드러내었어요.
또한 자신이 원래 가족이 없었다고 하거나 장인 장모님을 피해 다니는 등, 외상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행동이나 사람을 회피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였어요.
그리고 극 중 찰리에게서 '분열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의 면모를 볼 수 있었는데, 그는 사고와 대화의 장애 · 막연한 언어 표현 · 특이한 대화 방식이나 전개로 사회적 교류에 문제를 보이기도 하였죠.
영화는 이처럼 자신의 슬픔과 고통에서 도망치며 고립되어 있던 찰리가, 앨런을 만나게 되면서 세상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며 조금씩 변화해 나가는 과정들을 잘 드러내어 주었죠.
또한 무거운 주제 속에도 찰리와 앨런이 우정을 그려나가는 과정은, 2시간의 러닝타임을 지루함 없게 하였으며 담담한 위트와 깊은 감동까지 전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늠하기 힘들 만큼 버거운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찰리의 아픔과 고통, 상처 입은 모든 이들이 치유될 수 있다고 영화는 이야기해주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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