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영화 '판소리 복서'(My punch-drunk boxer)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 속 주인공 병구(엄태구 배우)가 하는 '판소리 복싱'은,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시킨 거죠.
이처럼 독특한 소재의 영화 '판소리 복서'는 정혁기 감독이 자신의 단편영화인 <뎀프시롤: 참회록>을 장편영화로 각색한 것으로, 주인공 '병구'의 유일무이한 미완의 꿈인 판소리 복싱에 대한 도전을 그린 스토리예요.
(스포有, 결말 포함)
감독 정혁기
배우 엄태구(병구 역)
혜리(민지 역)
김희원(박관장 역)
최준영(교환 역)
이 설(지연 역)
최덕문(장 사장 역) 외
개봉 2019.10.09.
평점 9.20
관객수 2.6만 명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코미디, 드라마
국가 한국
러닝타임 114분
배급 CGV 아트하우스
내 용
한 때 잘 나가던 복싱 챔피언 유망주였던 전직 프로 폭서 '병구'(엄태구 배우)는 과거 실수로 복싱협회에서 영구 제명이 되어버렸죠. 그 후 병구는 자신을 지도해준 박관장(김희원 배우)의 배려로 체육관의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병구의 지울 수 없는 실수로 인해 체육관엔 관원은커녕 사람도 잘 드나들지 않았고, 모든 게 낡고 허름한 체육관을 박 관장이 근근이 운영해 오고 있었죠. 박 관장은 언제부턴가 매일 교회에 나가 참회의 시간을 갖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음에 답답하기만 해요.
그날도 여전히 병구는 체육관 전단지를 열심히 뿌렸고, 전단지를 들고 찾아온 '민지'(이혜리 배우)는 신입관원이 되었죠. 민지는 복싱에 대한 병구의 순수한 열정을 보고 그를 코치라 부르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기로 해요.
복싱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은 누구보다 컸던 병구는, 사실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 드렁크'(punch drunk) 진단을 받아 몰래 약을 먹고 있었죠. 펀치 드렁크 증상이 점점 심해져 앞날을 기약할 수도 없고 심지어 '치매'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었어요.
평소 그의 어눌한 말투와 행동들은 펀치 드렁크로 인한 것이었죠. 그럼에도 자신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 박 관장과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민지 덕분에 판소리 복싱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어요.
사실 병구는 민지를 만나기 전 '지연'(이 설 배우)이라는 지원군이 있었어요. 그녀가 장구를 치면 병구는 장단에 맞춰 복싱을 했었죠. 병구에게 "병구야 넌 세계 최고의 판소리 복서가 될 거야.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거니까."라고 말해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어요. 그가 복싱을 뒤로한 채 잠시 방황할 때도, 그를 다시 잡아준 건 그녀 '지연'이었죠. 그러다 지연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병구는 허망함을 지울 수 없었어요.
치매 증상을 보이던 병구는 어느 날 지연의 집에 찾아갔지만 지연이 이미 이 세상에 없음을 알게 된 그는 더욱 절망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힘없이 체육관으로 돌아온 병구가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 의사는 박 관장에게 마음에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줬어요. 박 관장은 병구가 펀치 드렁크를 앓고 있으며, 앞으로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죠.
하지만 병구는 자신의 꿈을 위해 시합에 나가는 것을 중도 포기할 생각이 없었어요.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가장 무모한 도전을 하기로 한 거죠. 나중에 그가 아프다는 사실을 안 민지가 '남은 사람들 생각도 해달라'며 말려보지만 소용없었어요.
그렇게 결국 시합에 출전하게 된 병구는 한때 체육관에서 같이 훈련했던 '교환'(최준영 배우)과 붙게 되었고, 열세에 몰려있었죠. 그때 갑자기 민지가 시합장에서 장구를 쳤고, 쓰러져 있던 병구가 일어나 장단에 맞춰 판소리 복싱을 이어갔어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홀린 듯 보고 있었죠.
그 후 장면이 바뀌어 병구가 잠에서 깨어났고, 체육관은 활기가 넘쳤으며 한쪽 벽에 판소리 복서인 자신의 포스터와 판소리 복싱을 연습하는 관원들도 여럿 있었어요. 그리고 밖으로 나간 그는 바닷가에서 혼자 걷던 민지와 만나 행복해하며 영화는 끝이 났죠.
후 기
극 중 암울한 표정으로 늘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병구 역의 엄태구 배우는, 순수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지닌 이번 역할로 인해 기존의 그의 센 악역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었어요.
또한 체육관의 낡은 TV를 고치러 온 수리기사가 새 것을 사는 것이 났다고 얘기하자, 병구가 그에게 시비를 걸었고 수리기사가 날린 주먹에 병구가 쓰러지며 "좀 고장 나면 고치면 되잖아. 왜 그냥 버려."라고 했죠.
병구는 평소 유기견을 돌봐주었고, 판소리와 복싱, 재개발에 처한 허름한 체육관, 오래된 TV, 그리고 펀치 드렁크로 점점 자신을 잊어가는 주인공 병구까지 영화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 점점 잊히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각박해진 사회 속 이기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과 확연히 대조되었던 병구의 선함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죠. 누군가는 병구와 같은 사람들을 바보 같다 할 수 있지만, 주인공 병구를 비롯해 민지와 박 관장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선함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선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어요.
극 중 병구가 가진 펀치 드렁크(punch drunk)는, 복싱선수와 같이 얼굴 등을 집중 가격 당하여 뇌에 충격이나 많은 손상을 받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뇌세포 손상증이에요.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기억상실, 정서불안, 혼수상태를 보이기도 하며 치매, 파킨슨병 등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죠.
일반적으로 복싱선수들이 이것을 많이 경험하며, 한국의 경우에는 김득구 선수와 김성준 선수를 비롯해 세계 유명 복싱 선수들이 이 증상으로 고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으로 생명을 잃기도 했어요.
영화 '판소리 복서'는 이렇듯 현실적인 문제를 비춰주기도 하며, 그럼에도 주인공 병구가 자신의 상황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다시 일어서려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 주었어요.
끝으로 영화 '판소리 복서'의 정혁기 감독이, "시종일관 유머를 날리면서도, 잊고 지낸 꿈과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전했듯, 그의 의도처럼 영화는 현실적 내용의 웃음과 잔잔한 감동으로 마음의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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