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한 내용을 다룬 실화 영화 '올빼미'(The Night Owl, 2022)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는 소현세자의 죽음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맹인 침술사'라는 캐릭터를 내세웠는데요, 기존 영화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주맹증'(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증상)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호기심을 일으켜 주었죠.
영화 <올빼미>는 소현세자가 사망했을 당시 쓰인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라고 기록된 짧은 내용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주맹증을 앓고 있는 맹인 침술사 '천경수'(류준열 배우)가 어느 날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담은 작품이에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영화 '올빼미' 등장인물 및 정보
감독 안태진
배우 류준열(천경수 역)
유해진(인조 역)
최무성(이형익 역)
조성하(최대감 역)
박명훈(만식 역)
김성철(소현세자 역)
안은진(소용조씨 역)
조윤서(강빈 역)
이주원(석철 역)
김예은(서상궁 역)
정석원(내금위장 역) 외
개봉 2022.11.23.
평점 8.71
관객수 332만 명
장르 미스터리 / 스릴러 / 서스펜스 / 사극
국가 대한민국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배급 (주)NEW
수상내역
2023 : 제59회 백상예술대상 with 틱톡(영화 작품상, 영화 신인감독상, 영화남자최우수연기상) / 21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올해의 신인감독상)
영화 '올빼미' 내용
어느 날 궁에서 나온 어의 '이형익'(최무성 배우)이 내의원에 들어갈 의원을 초빙하기 위해 한 침술원을 찾게 되죠. 엉뚱한 진단만을 내놓는 다른 도전자들과는 달리,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주인공 '천경수'(류준열 배우)는 환자의 발소리와 숨소리만을 듣고 정확한 진단을 내려요. 그리고 경수가 그 환자에게 침을 놓자 발가락이 제대로 움직이게 되었고 이것을 지켜본 이형익은 만족해하며 그를 궁으로 들이게 돼요.
경수에게는 사실 아픈 남동생 '경재'(김도원 배우)가 있는데 동생의 약값을 감당하기 위해서 경수는 계속 돈을 벌어야 했고 궁으로 들어가는 게 그에겐 좋은 기회였죠. 그리고 궁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경수는 그리운 동생 경재에게 밤마다 편지를 쓰는데, 맹인인 그가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사실 그는 밝은 곳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앞을 조금 볼 수 있는 '주맹증' 환자이기 때문이에요. 그로 인해 그는 어두운 밤에 약재를 분류하고 편지를 쓸 수가 있는 것이었죠.
한편,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김성철 배우)가 8년 만에 돌아오게 되었다는 소식으로 궁을 포함한 온 나라가 떠들썩해요. 청나라의 사신단과 함께 돌아온 소현세자에게 아버지 '인조'(유해진 배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그를 맞이하려 하지 않았고 이에 '최대감'(조성하 배우)이 인조에게 직접 찾아가 설득하자 소현세자와 청나라의 사신단에게 그제야 얼굴을 비추었죠.
그런데 가뜩이나 청나라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던 인조 앞에서 청나라 사신은 용상이 있는 자리에 황제의 옷을 걸어두더니 그 옆에서 소현세자에게 위에 올라와 통역하라고 명령하였고, 세자는 아버지 인조가 아래에 있는데 자신이 그 위로 올라가 통역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청나라 사신의 강력한 요구로 어쩔 수 없이 통역하기 시작해요.
황제의 칙서 내용인즉슨, 인조에게 '너를 폐위시킬 수도 있으나 너의 아들을 봐서 봐주는 것이고 맘에 안 들면 소현세자를 왕으로 삼겠다'라는 이야기였죠. 이러한 와중에 인조는 소현세자와 신하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그렇게 아버지 인조와의 원치 않는 정치적 대립상황으로 인해 걱정과 근심이 많은 소현세자가 끊이지 않는 기침 때문에 힘들어하자, 소현세자의 상궁이 밤에 내의원 당직을 서던 경수를 세자에게로 데리고 가요. 원칙적으로는 경수가 단독으로 침을 놓으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가 세자에게 침을 놓자, 소현세자의 기침 증세가 나아졌고 경수는 기침의 원인이 심리적인 것이니 여유를 가지라는 조언을 해주었죠.
하지만 경수는 치료 중 소현세자에게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는 주맹증을 들키게 되지만, 이실직고하는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오히려 경수는 세자의 신임을 얻어 왕에게 침을 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요.
그러던 어느 날, 소현세자가 위독하다는 연락이 왔고 경수는 어이와 함께 그에게로 갔는데 세자를 살피던 어이가 열을 내려야 하니 수건에 물을 적셔 자신에게 건네 달라고 했죠. 그의 말대로 경수는 다급하게 수건을 물에 적셔서 건네주다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었고 그 순간 방안의 불이 꺼지고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앞을 보게 된 경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돼요. 바로 어의가 소현세자를 암살하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자신은 맹인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렇게 소현세자의 암살현장을 목격하게 된 경수는 그때부터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지만 더 큰 비밀과 음모가 드러나며 이제는 그의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돼요.
소현세자의 죽음 후 '인조'는 정체 모를 불안감으로 광기에 휩싸여 폭주하기 시작하고 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의 민낯까지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요.. 대체 경수가 알게 된 더 큰 비밀이 무엇이며 맹인 침술사인 그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영화 '올빼미' 후기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이를 목격하는 인물의 심리를 관찰해 가는 방식의 영화 <올빼미>는, 눈이 보이지 않는 침술사 천경수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일어난 일들을 실화와 허구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풀어내었고 사극이지만 스릴러에 더 큰 비중을 두어서인지 장르만의 묘미를 잘 드러내주었죠.
또한 현대적인 속도감으로 인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심장을 조여 오는 스릴감, 짜임새 있는 서사에 배우들의 찰떡같은 연기까지 더해져 극의 활기와 함께 현장감을 잘 살려내 극강의 몰입도를 높여 주었던 것 같아요.
영화 제목인 '올빼미'는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암시하기도 하는데,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주맹증'에서 모티브를 얻게 되었고 극 중 세자의 암살장면을 목격하는 맹인 침술사 '경수'가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이 되면 희미하게 앞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낮보다 야간 시력이 좋아 밤에 먹이를 사냥하는 "올빼미"에 빗댄 것이라고 해요.
"안 보고 사는 게 몸에 좋다고 하여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는가. 그럴수록 눈을 더 크게 뜨고 살아야지"
온갖 의문과 추측이 난무한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이가 바로 어둠 속에서만 비로소 희미하게나마 세상을 볼 수 있는 주맹증 침술사라니! 영화는 제목과 같이 이렇듯 흥미진진한 설정으로 올빼미 경수가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 묵인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진실과 정의에 다가가려 애쓰고 있었죠.
경수 역할을 맡은 류준열 배우의 맹인연기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고 그는 작품을 잘 주도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그의 완벽한 연기는 밤에는 앞이 보이는 맹인이라는 특성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해주었고,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그가 겪는 상황에서의 인물의 감정을 표정에 그대로 담아 세세하게 잘 표현해 주었죠.
극 중 아들 소현세자의 죽음 후 더욱 광기에 사로잡혀 폭주했던 조선의 16대 왕 '인조' 역할의 유해진 배우는 왕이라는 자리에 대한 강한 집착과 열등감, 깊은 트라우마로 인해 아들 소현세자와 며느리를 포함해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인조의 모습을 표정 연기뿐 아니라 말투와 목소리 톤까지 인조 그 자체임을 보여주었어요.
게다가 품위와 격조를 갖춘 왕이 아닌 인간적인 불안과 의심 가득하며 신경질 적이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왕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었죠. 그는 역사상 가장 서늘하고 독한 인조를 만들어내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해 내었고 그가 지닌 특유의 유머와 재치까지 곁들여져 영화의 감칠맛을 잘 살려 내었던 것 같아요.
이처럼 인조 역의 유해진 배우와 경수 역의 류준열 배우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는 아주 치열했고, 두 사람뿐만 아니라 이형익 역의 '최무성' 배우와 최대감 역의 '조성하' 배우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으며 '소용조씨' 역할의 안은진 배우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내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해 주었죠. 또한 올바르고 곧은 성품의 '소현세자'를 연기한 김성철 배우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며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주어 몰입감이 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또한 영화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가 '밤에만 조금 볼 수 있는' 맹인이기 때문에 빛과 어둠이 중요하였는데, 그로 인해 화면 대부분이 보일락 말락 하는 어두운 장면이 꽤나 많았고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그려낸 장면들은 차분하면서도 때로는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처럼 독특하고 세련된 미장센은 영화 <기생충>, <관상>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은 미술 감독 이하준이 그만의 섬세한 디테일로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었죠.
이와 같이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이 더해진 궁중 미스터리극 영화 <올빼미>는 보는 내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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