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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를 지켜라!' 정보 및 내용과 후기 : 과대망상증 환자가 지구를 지키는 방법

by 매일희로움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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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장준환 감독의 SF 영화 '지구를 지켜라!'(Save The Green Planet!, 2003)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기발한 상상력을 주 무기로 지닌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된 그해 국내의 각종 상을 휩쓸었으나 흥행에서 실패한 후 한국영화의 저주받은 걸작 1순위에 오르기도 하였죠. 다행히 전문가들이 쏟아낸 호평들과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 사이 조금씩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고 해요.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주인공 '병구'가 위험에 처한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외계인이라 생각해서 납치한 사람을 고문하고, 납치당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경찰과 대립하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 작품이에요. [ 스포O, 결말 미포함 ]

 

영화 지구를 지켜라! 「정보 및 등장인물」

영화 지구를 지켜라!

 

감독 장준환

배우 신하균(병구 역)

        백윤식(강사장 역)

        황정민(순이 역)

        이재용(추 형사 역)

        이주현(김 형사 역)

        기주봉(이 반장 역) 외

 

개봉 2003.04.04.

평점 8.85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SF / 스릴러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17분

배급사 CJ E&M Pictures


영화 지구를 지켜라! 「내 용」

영화 지구를 지켜라!

 

주인공 '병구'(신하균 배우)는 자신의 인생에 불행을 끼친 인물들을 외계인이란 이유로 한 명씩 납치해 수 없이 많은 고문을 한 뒤 죽이는 행위를 반복해 오고 있어요.

 

병구는 주가조작, 스캔들, 구사대 동원 등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유제화학 사장 '강만식'(백윤식 배우)을 외계인이라고 믿으며 그를 납치해 안드로메다 왕자와 만나게 해 줄 것을 요구하죠. 그는 이번 개기월식까지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지 못하면 지구가 곧 위험에 처할 것이라 믿고 있어요.

 

병구는 강만식을 기절시킨 뒤,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 와 머리를 삭발시키고 강만식의 신경 시스템을 약화시키기 위해 양쪽 발등에 물파스를 바른 후 피가 보일 정도로 때수건으로 문지르는 고문을 강행하였죠.

 

그리고 경찰청장의 사위인 강만식이 납치되자 왕년에 유명했던 '추 형사'(이재용 배우)가 이 수사에 참여하게 되었고,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김 형사'(이주현 배우)에게 추 형사는 자신이 현장에서 발견한 알약을 내보이며 말해요.

 

추 형사 : 암페타민 계열인데 심한 우울증이나 화병에 쓰는 거야. 쉽게 말해서 병원에서 주는 히로뽕이지. 세알만 먹으면 세상이 다 내 거야. 

김 형사 : 현장에선 별다른 게 없었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겠는데요.

 

그리고 정신이 든 강만식에게 병구는 외계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고, 그가 강만식을 납치한 이유는 왕자와 유일하게 텔레파시를 할 수 있는 외계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어요.

 

강만식 : 니들 왜 이래? 여기 어디야?

병구 : 가증스러운 놈. 괜히 연극할 필요 없어. 난 다 알아. 니들이 왜 안드로메다에서 지구까지 왔는지. 니들이 지금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니들이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아 다 안다고. 왜? 놀랬나? 그럼 왕자도 거기 앉게 될 거라면 더 놀라겠군.

 

병구는 강만식에게 왕자만 만나게 해 주면 된다고 하였고, 무슨 소리 하는 거냐며 어이없어하는 강만식에게 병구는 300v 이상의 전기 충격을 가해요.

 

한편 CCTV를 조회하던 '이 반장'(기주봉 배우)은 납치범이 유제화학 강만식 사장을 납치 후 고작 400만 원만 인출한 사실에 의아해해요. 

 

그리고 김 형사는 CCTV에 찍힌 병구가 탄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찾아내고 약품 도난신고가 있던 병원 목록을 주며 번호판 조회자료를 보여 주지만, 추 형사는 그 사람은 범인이 아니라며 몇몇 실종 사건의 자료를 김 형사에게 넘겨주었죠. 

 

영화 지구를 지켜라!

 

강만식 : 네가 누군지 알았다. 내가 너 같은 놈들 잊어버릴 것 같아? 너 그때 나한테 계란 던진 그 놈이지? 이름이.. 이병구였던가? 강릉 공장에서 일했었고 맞지? 너 지금 왜 이러는 거야. 니 어머니 때문에 이래? 그때 다 보상해 줬잖아. 충분히 보상했단 말이야. 근데 지금 와서 왜 이러는 거야? 아니면 니 애인 때문에 이러는 거야? 니 애인 죽인 게 내 책임이야? 내가 죽인 거냐고 이 미친놈아!

 

그리고 강만식이 불현듯 병구를 기억해 내자 병구는 과거 트라우마가 떠올라 밖으로 뛰쳐나가 약을 복용한 뒤 다시 강만식을 고문하기 시작해요.

 

이후 강만식은 병구가 없는 틈을 타 자신을 납치한 조력자이자 병구 곁에서 그를 돕는 '순이'(황정민 배우)를 흔들어보려 병구의 전 여자 친구의 복수를 위해 단지 이용당하는 것이라 하였고, 그렇게 순이마저 결국 병구를  떠났죠. 병구는 강만식에게 아직도 텔레파시가 남아있냐고 추궁하고는 순이가 그동안 힘들었을 거라며 차라리 잘 됐다고 말해요.

 

그리고 약품 도난신고가 들어온 병원들을 조사하고 다니던 추 형사는 식물인간이 된 채 병원에 있는 병구의 어머니를 보게 되고, 병구가 400만 원에 가까운 입원비를 완납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결국 병구의 아지트까지 찾아가는데요..

 

병구는 과연 자신의 뜻대로 지구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영화 지구를 지켜라! 「후 기」

영화 지구를 지켜라!

 

영화는 초반 음산한 분위기와 SF영화답게 조악해 보이는 연출로 흘러가는 듯하였으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기존 한국 영화에선 볼 수 없던 장르의 묘미를 잘 드러내 주었죠. 

 

그리고 감독이 '병든 지구'라는 뜻을 지녔다고 말한 이 영화의 주인공 '병구'는 과대망상증 환자로,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외계인이라 믿는 강만식을 납치하여 지하실에 가둬 놓고 외계인인 것을 인정하라며 추궁하고 고문했어요. 그는 자신만이 외계인의 계략에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영웅이라고 믿고 있었죠.

 

병구에게서 보이는 이러한 '과대망상'은 자신이 어떤 굉장한 재능이나 통찰력을 갖고 있다거나 어떤 중요한 발견을 했다는 확신 또는 신격화된 인물이나 유명인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말해요.

 

이것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크게 과장하여 마치 그것을 사실인 것처럼 믿는 것으로, 이런 증상은 자신의 열등감·패배감·불안감 등을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병구 : 다 똑같아 아무것도 모른다고 잡아떼다가 결국엔 다 불게 되지. 고통이라는 건 절대로 익숙해질 수가 없거든.

 

병구의 삶을 대변해 주는 듯한 이 대사는 과대망상에 걸린 주인공 병구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문제들을 드러내면서 그가 우리 주변의 흔한 인물일 수 있음을 드러내주었죠. 어릴 때부터 불행한 삶을 살아온 병구는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였고 가난했고 왕따였으며 선생에게 굴욕적이고 심한 체벌을 당했고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어서도 교도관의 폭행을 견뎌야 했어요.

 

심지어 공장 노동자 시절 자신의 애인이 노동쟁의에 참가했다가 구사대에 맞아 죽은 것을 지켜봐야만 했고, 화학공장에서 일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독증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까지 이 모든 일에 대한 단 하나의 원인을 찾아 내려 시도하는 순간 병구의 강박적인 외계인 '연구'와 '응징'이 시작되었죠.

 

어릴 때부터 늘 권력자의 괴롭힘을 견뎌야만 했던 병구는 자본가가 지배하는 이 사회 속에서 점점 부적응자가 되어갈 수밖에 없었고, 병구의 삶을 통해 가난한 민중의 자식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었어요.

 

인간의 존엄성은 이미 땅끝으로 떨어진 지 오래되었으며 폭력으로 길들여진 사회 속에서 병구는 그렇게 무기력해져 광인이 되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병구는 망상에 빠져 그의 상상 속에서 자본가는 외계인으로 변하게 되었고 참혹한 착취에도 소리 한번 내보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해 버렸죠. 병구는 그런 외계인이 지구를 멸망시킨다고 믿고 그들을 잡아 지구의 평화를 지키려고 하였어요.

 

'병구의 소박한 행복이 지켜질 수 없었던 사회 속 병구의 망상이 그런 현실을 바라보는 통로가 되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당장 눈앞의 쾌락에 몰두해 이 같은 불씨를 외면한 채 살아가는 인간들과 달리, 병구는 사회의 퇴락을 막기 위해 직접 실행하는 인물이었죠.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소소한 행복을 바랐던 병구는 그렇게 끝을 알 수 없는 지옥으로 향해가고, 자신이 당해온 것들을 되갚아주기라도 하듯 망상에 빠진 채 기상천외한 행동들을 보여주었어요.

 

영화는 이렇듯 외계라는 소재를 사용해 과장된 유머와 공포를 드러내다가도, 그 이면에는 주인공 병구를 통해 사회에서 소외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느샌가 능숙한 전개로 몰입감을 높여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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