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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왓 위민 원트' 내용 및 후기 : 상대의 마음을 읽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

by 매일희로움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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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영화 <인턴> <로맨틱 홀리데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 수많은 로맨스 작품들을 연출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만든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에 대해 소개해볼까 해요.

 

영화 <왓 위민 원트>는 개봉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명작으로 불리며 기발한 소재와 탄탄한 연출, 코미디에 판타지적 요소까지 결합되어 현재까지도 여성이 좋아하는 영화 상위에 랭크되어 있기도 하죠. 주연으로 열연한 매력 넘치는 두 배우 '멜 깁슨'과 '헬렌 헌트'의 유쾌한 케미가 보는 내내 몰입도를 많이 높여주었던 것 같아요.

 

영화 <왓 위민 원트>는 잘 나가던 광고기획사 기획자인 주인공 '닉 마샬'(멜 깁슨 배우)이, 승진의 기회를 경쟁사 직원 '달시 맥과이어(헬렌 헌트 배우)에게 빼앗기는 시련을 겪던 중 우연히 위험천만한 능력을 갖게 되고 달시를 사랑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를 담아내었어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감독 낸시 마이어스

배우 멜 깁슨(닉 마샬 역)

        헬렌 헌트(달시 맥과이어 역) 외

 

개봉 2001.01.13.

평점 8.49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멜로 / 로맨스 / 코미디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6분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영화 왓 위민 원트 「내 용」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남자들의 남자란 표현 알아? 곁에 남자가 끊이지 않는 남자. 남자들이 우러러보며 존경하는 남자. 하지만 여자들에겐 자상하기는커녕 막 대하는 남자야. 전 남편 닉이 바로 그런 남자야. 결혼하는 게 아니었어. 나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해"

 

"이것저것 얼마나 시킨다고요. 혼자선 아무것도 못해요. 자기밖에 모르는 싱글에다가 벗기는 광고엔 일인자예요"

 

"우리 아빠?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나한텐 언제나 아저씨 같아. 아저씨, 아빠"

 

위 이야기들의 주인공인 '닉 마샬'(멜 깁슨 배우)은 성공한 광고 기획자로 명성과 돈, 멋진 외모와 유머로 많은 여성들을 사귀며 매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죠. 그러나 그는 아내인 '지지'(로렌 홀리 배우)와 이혼했으며 딸인 '알렉산드라'(애슐리 존슨 배우)와도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아요. 

 

닉의 어머니는 라스베이거스의 유명한 쇼걸이었고 또래 애들이 자전거 타고 야구놀이 할 때 닉은 쇼걸의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그곳의 마스코트이자 귀염둥이였죠. 그의 어머니는 아빠가 없는 닉 옆에 늘 터프한 남자를 두었고 닉은 그런 성장환경에서 자라왔으며 맘에 드는 여성에게 거침없이 데이트 신청을 하는 등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어요.

 

"아내와 직장의 차이를 알아? 직장은 10년 넘어도 질리지가 않아"라며 닉은 회사 여자동료에게 쉽게 농담을 건네고, 빵을 먹고 있는 여직원에게는 "내가 당신이라면 그딴 건..."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폭언을 날리기도 해요.  

 

그는 이처럼 남성우월주의를 선호하는 바람둥이로 여성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탓에 아내와 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죠.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그러한 닉에게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시련이 닥쳐오는데 바로 승진의 기회를 경쟁사 직원에게 빼앗겨 버려요. 그것도 여자인 '달시 맥과이어'(헬렌 헌트 배우) 에게요. 여성 직장상사도 달갑지 않은데 달시는 여성을 공략하는 광고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마스카라, 보습립스틱, 목욕용 구슬, 매니큐어, 가정용 왁스, 기적의 원더브라, 헤어볼륨제, 스타킹 등이 담긴 여성용품 상자를 하나씩 건네주며 연구를 권해요.

 

그리고 그날밤 잔뜩 술에 취한 닉은 달시가 준 여성 용품을 하나씩 사용해보는데 그 과정에서 닉이 넘어지면서 작동 중이던 헤어드라이어가 욕조에 빠지며 감전사고를 당하고, 그 후로 그에겐 여성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이 생겨요. 주위 여자들은 분명 입을 다물고 있는데 닉에게는 그녀들의 속마음이 다 들리는 것이죠. 

 

어리둥절한 닉은 과거에 상담을 받았던 정신과를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상담 의사는 닉에게 일생의 전환을 맞게 될 사실을 깨닫게 해 줘요.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볼까요? 프로이트는 죽는 순간까지도 이걸 생각했대요. 여자가 원하는 건 뭘까? 당신이 그걸 대답해줄 유일한 남자인데 정말 멋지지 않아요?"

 

닉은 이내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을 마음껏 사용해 여성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데이트에 성공하며, 심지어 달시의 모든 아이디어를 훔쳐내 상사로부터 다시 인정을 받게 되죠.

 

급기야 닉의 이런 능력을 알리가 없는 달시는 자신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그의 조작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어느 순간 닉도 그런 달시를 사랑하게 돼요. 그러나 회사에선 닉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달시를 해고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닉이 과연 이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영화 왓 위민 원트 「후 기」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우연한 사고로 여자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영화 <왓 위민 원트>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여성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남자'라는 설정이 매우 독특하게 다가왔을 것 같아요. 그리고 주인공 닉이 여자의 마음을 읽는 비범한 능력을 갖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은 꽤 코믹하지만 영화는 통찰력을 다 담아내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가 영화처럼 여자의 마음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름을 기억 못 한다고 귀담아 안 듣는다고..? 여자들은 대체 뭘 원할까?

"여자는 남자가 자기를 이해해주길 바라요. 여자가 금성 출신이라면 당신도 금성말을 해요. 그럼 세상은 당신 거예요. 어떻게 얻게 된 능력인지는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예요.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 봐요. 여자가 원하는 걸 알면 세상은 당신 거다"

 

여자의 마음은 사실 단순하지도 않을뿐더러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죠. 간단한 디저트를 먹으면서도 칼로리를 걱정하고 호감이 있던 남자와 스킨십을 하면서도 '자신이 너무 밝히는 것처럼 보이나'라고 고민하기도 해요. 말 한마디로 갈등을 부르기도 하고 사랑을 받기도 하는 여자들의 심리를 영화를 통해 조금은 알 수 있게 해 주었죠.

 

사실 여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공감뿐이지만 대체적으로 이성적 측면에서 상황을 이해하는 남성들은 감정적 공감을 선호하는 여성과 맞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이 서운한 감정을 갖고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감정적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본능적으로 느껴서 나의 마음과 일치시키는 것'인데, 너무도 사소한 상황에 대해서 화가 난 여성들이 남성에게 그 이유를 말할 수 없는 것 또한 이러한 감정적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리가 없는 남성들은 답답하기만 하고 끝내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죠.

 

공감이란 내가 나의 자리에서 상대방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게 아닌 내가 상대방의 자리에 가서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처럼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지만, 관계회복을 위해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새 이해를 넘어 공감을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되죠.

 

"내 마음을 들켜버렸다. 사랑은 작은 속삭임으로도 완벽하다"

달시 : 당신은 내 생각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요.

닉 : 당신과 있을 때는 생각을 읽을 필요가 없어요. 항상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시는걸요?"

 

영화는 여성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남성을, 남성들에게는 여성들의 은밀한 생각들과 속마음을 넌지시 알게 해 주었죠.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닌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남성들이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잘 드러내주고 있었어요.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정말 축복일까?

영화 속 주인공 닉처럼 여자의 생각을 다 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능력이며 많은 장점이 있지만, 닉이 갖게 된 이러한 능력이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그만큼 실망 또한 커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죠. 알아서 좋은 생각과 말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모르는 것이 오히려 관계에 유익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모르는 게 약',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있는데, '모르는 게 약'이라는 표현은 사실 아는 게 힘이라는 말과 반대 의미가 아닌 아는 게 병이라는 것을 뜻해요. 몰랐으면 아무 문제 되지 않았을 상황도 알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은 것처럼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좋은 것은 아닌 거죠.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생긴다는 뜻의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냥 적당히 알고 조금은 모르고 사는 게 인생의 지혜이지 않을까요?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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