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녀에게' 정보와 내용 및 후기 : 편견에 맞선 그녀들에게 건네는 위로
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장애 아동을 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영화 '그녀에게'(Blesser, 2024)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는 비교적 적은 상영 횟수에도 작품에 관심을 표하는 관객의 선택에 힘입어 개봉 10일 차에도 10점대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독립예술영화 예매율 1위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죠. 이 작품은 류승연 작가의 스테디셀러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해요. 영화 각색에도 참여하고 깜짝 출연까지 한 전직 정치부 기자였던 류승연 작가는 현재는 발달 장애 아이의 엄마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라고 하죠. 류승연 작가의 책은 실제 이란성쌍둥이 출산 후 둘째인 아들이 만 4세에 지적장애 판정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기록하였어요. 영화는 이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에세이에 상상력을 가미해 '상연'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대한민국의 한 가정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죠. 영화의 제목 <그녀에게>는 원작 책의 마지막 챕터였던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된 그녀에게'에서 갖고 온 것으로, 영화가 세상의 수많은 그녀들에게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한 통의 편지처럼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목을 짓게 되었다고 해요. 이와 같은 영화 <그녀에게>는 프로페셔널한 삶을 지향하던 신문사 정치부 기자이자 주인공 상연이, 장애아 엄마가 되면서 겪게 되는 10년 동안의 여정과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장애 자녀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에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영화 「그녀에게」 등장인물 및 정보
감독 이상철
배우 김재화(상연 역)
성도현(진명 역)
빈주원(지우 역)
이하린(지수 역) 외
개봉 2024.09.11.
평점 10.00
관객수 1.7만 명(24.9.20 기준)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배급사 영화로운형제 / 애즈필름
영화 「그녀에게」 내용
"권력은 갖는 것보다 까는 맛이죠"라며 정치인들을 익숙하게 대하고 후배 기자의 동경의 대상이 되는 정치부 기자 '상연'(김재화 배우)은 본업에 충실하며 야망과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죠. 상연은 결혼 후 애타게 기다리던 임신을 하게 되었고 막달까지 업무에 매달려요. 그러던 어느날 밤,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향하였고 쌍둥이 중 수월하게 나온 첫째 딸아이와 다르게 둘째 아이가 쉽게 나오지 않자 병원에서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권해요. 아이들을 모두 자연분만으로 낳고 싶었던 상연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고 제왕절개를 미루고 온 힘을 다했죠. 그렇게 어렵게 둘째 아들이 나왔는데 이상하게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아이는 다행히 뒤늦게 울음을 터트렸지만 그때부터 상연의 육아전쟁이 시작되었고 기자업무는 복귀할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그러나 말을 잘하는 첫째딸 '지수'(이하린 배우)에 비해 유난히 조용한 아들 '지우'(빈주원 배우)가 매우 걱정이 되는데 남편 '진명'(성도현 배우) 역시도 어릴 적 말이 느렸다는 정보에 조금은 안심을 해요. 그런데 남편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온 날 방에서 놀던 지우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해요. 상연과 남편 진명은 지우를 병원에 데리고 갔고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듣게 되었죠. 지우는 또래에 비해 인지발달이 느리며 '자폐성 지적장애 2급'으로 장애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그 후로 지우는 자다가 이불에 변을 보기도 하고 공공장소에서 바닥에 누워 울면서 떼를 쓰는 등 난감한 상황들을 만들면서 상연과 진명, 그리고 누나 지우까지 모두가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어요. 그러다 상연은 기자 시절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동아리 선배의 소식을 전해 들은 기억을 살려, 무작정 연락을 하였고 한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상연에게 선배는 "네 잘못 아니야" 라는 그녀에게 꼭 필요했던 말을 건네요. 그리고 복지카드 발급과 국가 지원 등 지극히 현실적인 정보들을 나눠주었죠. 또한 선배의 추천으로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혼자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 준다는 재활 교실에 상담을 받으러 가요. 하지만 당장 생활이 빠듯했던 상연 부부는 큰 비용이 들어가는 재활 교실에 지우를 보내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끼게 돼요. 그럼에도 지우를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던 상연은 재활 교실을 다니기로 결심하고 장애 아동을 둔 어머니들의 시위에도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해요. 그러나 더 큰 어려움은 지우가 일반 초등학교의 특수반에 진학을 하게 되고 나서 상연은 학부모로서의 많은 고충을 겪게 돼요. 지우가 수업시간에 교실바닥에 드러누워 떼를 쓰고 이를 타이르는 선생님을 다치게 하고 반 친구를 할퀴는 문제행동들을 하였죠. 결국 소풍을 갔다 지우의 돌발행동으로 학부형들과 선생님들까지 힘들어지자 지우가 특수학교로 전학 가는 것을 권하는데요.. 지우를 또래 아이들처럼 일반학교에 다니게하여 최종 목표로 서울대를 보낼 것이라던 상연의 꿈은 이대로 좌절되는 걸까요?
영화 「그녀에게」 후기
그동안 비슷한 주제의 영화가 있었으나 작가의 실제 삶을 에세이로 녹여낸 책을 영화화한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그녀에게>는 어렵게 낳은 쌍둥이 남매 중 동생이 발달 장애 판정을 받으며 예상치 못한 과정을 겪게 되고 익숙지 않은 삶을 살게 된 그녀와 가족들의 서사를 담담하게 잘 그려내었죠. 한때 잘 나가던 기자로 성공한 미래를 계획하던 주인공이, 아이의 장애 판정을 받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고통받던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마치 섬에 갇힌 듯한 고립감을 느끼기 시작해요.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을 살아가며 점차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고 맞서기 시작하면서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죠.
다양한 방면에서 현실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영화는 자신의 커리어를 잘 쌓아나가던 여성이 출산 직전까지 일을 놓지 못하는 현시대의 엄마들의 이야기가 잘 드러나있어요. 또한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던 여성이 장애를 가진 자녀의 일을 계기로 주눅 들고 좌절하는 엄마의 모습과 예상치 못한 아들의 발달장애 판정에 대한 혼란스러움, 경제적 여건과 편견 어린 주변 시선과 아픈 동생 지우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쌍둥이 딸 지수의 모습 등 현실적인 부담과 가족간의 갈등과 극복과정들을 잘 담아내었죠. 영화는 장애인 가족들의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과 선입견을 직접 묘사하며 같은 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상연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던 동아리 선배와 장애인 등급제 폐지를 외치며 시위에 나선 사람들, 지우가 다니는 학교의 교사와 같은반 학부모들, 그리고 상연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지만 오히려 억눌린 분노를 표출하게 만든 고교 친구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을 하며 과장 없이 그대로 드러내주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었죠. 이렇듯 현실적이면서도 진실된 이야기와 설정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내 주변과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더욱 공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너 때문에 내 인생 저당 잡혔어"
이 대사는 극 중 상연이 지적장애를 앓는 지우를 돌보다 너무나 지친 나머지 지우를 바라보며 내뱉은 한마디죠. 이 말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지우의 엄마이지만 과거 자신의 삶을 남부럽지 않게 살아나가던 상연은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던 여성이었지만 지우를 낳고 나서부터 매 순간 지우에게 집중해야 했으며 위축되고 때로는 고개 숙이며 죄책감과 함께 용서를 구해야 하는 등 그녀의 인생은 지우를 낳기 전과 후로 완전히 다른 삶을 겪어야 했어요. 모든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생이 많이 달라지지만 특히나 장애를 지닌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저당 잡힌 인생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해요.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는 타인을 우리는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요? 공감만으로 상대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발달 장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 그대로 노출되며 그 편견에 부딪히는 지우 엄마 상연의 분투를 보고 있자면 안타까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죠. 그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세상에 나서기위해 발달 장애 아이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바꾸려는 노력과 상대의 삶에 조금의 관심을 기울이는 것부터가 인간답게 살아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열정으로 완성된 영화
현실적인 주제와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그녀에게>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는데 주인공 상연을 연기한 배우 '김재화'는 커리어우먼으로서의 당당함과 세상의 편견과 사람들의 선입견 속 무기력해지는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상처, 그를 딛고 더 단단해진 엄마로서의 모습들까지 잘 이어나가며 잔잔한 울림을 전해 주었죠. 이와 같이 발달장애아 부모 역할로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데뷔 20년 차인 그녀는, 극 중 파격적인 헤어변신까지 보여주며 배우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도 작품을 위하는 마음과 열정을 잘 드러내 주었어요. 김재화 배우 이외에도 지적장애 지우 역할을 연기한 아역배우 '빈주원' 군과 주조연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연기는 완성도 있는 영화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하였던 것 같았죠.
길게 사랑받을 사람 "장애인", 장애를 다양한 삶의 방식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기
'장애인(障礙人)'을 한자로 검색해 보면 다양한 신체장애와 정신적 결함으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을 뜻하는데, 영화에서는 이 단어의 '장애인(長愛人)'을 한자 뜻대로 길게 사랑받을 사람으로 해석하고 있었죠.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부딪히며 많은 시련과 상처를 안고 살아갈 장애를 지닌 아이들이, 일반인들과 달리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이라는 원래의 뜻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오랫동안 길게 사랑받으며 살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내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영화는 이러한 장애인 가족들이 겪는 선입견을 묘사해 주며 이 사회가 이들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아요. 또한 장애는 고쳐야 할 대상이나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개인이 갖고 있는 하나의 삶의 조건일 뿐이고 평생을 지니고 함께 살아가야 할 개인의 특징 같은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어요. 이와같이 영화가 전하고 있는 이러한 메시지와 깨달음은 세상이 지금보다 조금은 더 따뜻해지길 바라는 작은 소망을 담고 있었죠.
《이미지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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