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세계가 인정하는 일본 가족 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I Wish, 2011)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어느 가족>으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바가 있기도 하죠. 이렇듯 훌륭한 연출가이자 각본가로 주로 가족과 사회제도의 어두운 단면을 비추는데 능했던 그의 작품들을 통틀어, 이번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 그나마 가장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작품을 제작한 계기가 감독이 기차로 출장을 오가던 중 이 영화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완성하게 되었다고 하죠. 이렇듯 거장 감독의 흥미로운 제작 스토리를 가진 이번 영화는, 부모의 이혼으로 각각 따로 살고 있는 초등학생 두 형제가 가족의 화합을 간절히 바라며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순수한 동심이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에요. [스포有, 결말 미포함]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장인물 및 정보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마에다 코우키(형 코이치 역)
마에다 오시로(동생 유노스케 역)
오다기리 죠(아빠 켄지 역)
오츠카 네네(엄마 노조미 역)
키키 키린(할머니 역) 외
개봉 2011.12.22.
평점 9.07
관객수 4.4만명
장르 드라마
국가 일본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28분
배급사 ㈜스튜디오보난자
수상내역
2012 : 55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감독상)
36회 홍콩 국제 영화제(SIGNIS 특별언급)
2011 : 59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각본상, SIGNIS상)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내용
12살 소년이자 주인공 '오사코 코이치'(마에다 코우키 배우)는 엄마 '노조미'(오츠카 네네 배우)와 가고시마의 외갓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넷이서 함께 살고 있어요. 종종걸음으로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한 코이치는 지각을 했는지 기다리던 친구들에게 핀잔을 듣자 집에 들어온 화산재를 청소하느라 늦었다고 얘기하죠.
코이치 : 이해가 안 돼. 왜 다들 아무렇지도 않지? 화산이 분화하는데.
그리고 수업시간, 담임선생님이 다음 시간까지 아버지 직업에 관해서 알아오라고 얘기하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말해요.
학생 : 선생님, 오사코는 아버지가 안 계십니다.
담임선생 : 그래. 오사코, 아버지 안 계시니?
코이치 : 계시는데 지금은 사정이 있어 따로 살아요.
부모님이 이혼 후 형인 코이치는 어머니와 가고시마에서, 동생 '류노스케'(마에다 오시로 배우)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밴드로 활동하는 아빠 '켄지'( 오다기리 죠 배우)와 함께 후쿠오카에 각각 살고 있어요.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류노스케와 전화로 그리움을 달래던 코이치는, 이 지루한 화산재와 일상에서 벗어나 네 가족이 예전처럼 다시 결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죠. 하지만 부모님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여요. 그리고 코이치는 어느 날인가부터 화산재를 꾸역꾸역 내뱉는 화산이 폭발하면 가족이 함께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기적을 이룰 수 있는 뜻밖의 방법을 듣게돼요.
친구 : 가고시마서 '사쿠라호'가 260km로 달리잖아. 하카타에서 '츠보미호'가 260km로 달리고 두 열차가 처음 서로 스치고 지날 때 일어나. 엄청난 에너지가 생기거든. 그걸 본 사람들은 별똥별처럼 소원이 이뤄지는 거야.
그것은 바로 새로 개통한 신칸센의 상, 하행 열차가 교차하는 순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된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가족의 화합을 이렇듯 간절하게 바라는 형 코이치와 달리 동생 류는 어쩐지 별로 생각이 없어 보여요.
코이치 : 부탁이야. 우리 네 식구가 다시 모이려면 나만 애쓴다고 될 일이 아냐.
류노스케 : 나도 잘 알아.
류노스케는 함께 사는 아빠의 자유로운 생활도 좋고, 텃밭에 기르는 토마토와 내년 봄이면 콩도 자라서 먹을 수 있으니 좋으며 친구들과 소원말하기에서 어른이 되면 '가면 라이더'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리고 가족의 화합에 누구보다 진심인 코이치는 네 가족이 모여서 사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절친 두 명과 함께 신칸센의 기적을 행하고자 여행을 준비하고, 동생인 류 역시 형의 계획을 마뜩잖아하면서도 자기 나름의 소원을 빌고 싶어 하는 친구들과 함께 길을 떠나는데요.. 기적을 위해 특별한 여행을 시작한 두 형제, 그들의 소원은 과연 이루어질까요?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후기
전형적인 성장 영화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코이치와 류노스케 형제를 중심으로 하여 각각 다른 지역에서의 상반된 생활과 에피소드로 장면이 교차되며 주변 인물의 이야기들로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잘 전개되었죠. 영화는 희극과 비극이 동시에 존재하며 두 형제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누군가의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어른들의 사정에 따른 부모의 갈등과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점차 성장해 나갔고, 형 코이치와 그 친구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과정으로 그려나갔죠. 형과 동생뿐만 아니라 각기 저마다 다른 소원을 가진 그의 친구들은 미녀 사서선생님과 결혼하고 싶고 이치로 같은 멋진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코이치의 친구들과, 배우가 되고 싶고 아주 간단히 노력 없이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류노스케의 친구들 등 모든 어린이들이 지닌 각자의 소원은 참 순수하면서도 그 나이 때에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동심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아이들의 이러한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이 영화는 타인의 시선은 그만 거두고 자신의 신념을 향해 올곧게 나아가라고 말해주는 듯했는데, 어찌 되었든 이미 그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 조금 더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것은 꼭 대단한 무언가가 아닌 하찮은 것처럼 보이는 것들일 수 있으며, 그렇기에 우리가 바라는 기적이 사실은 지금도 존재할 수 있어요. 어쩌면 우울한 사회와 내 앞의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 결국은 내 자신이 성장해야 하는 것임을 말해주고 있었죠.
해체된 가정의 아이들
극 중 수영클럽이 끝나고 활기차게 나오는 동생 류는 곧장 타코야키집으로 달려가 저녁으로 먹을 타코야키를 사면서 가격을 깎아달라며 너스레를 떨죠. 그리고 류는 아침에 일어나 식빵을 먹으며 화단에 물을 주고 집에서 키우는 토마토도 하나 따서 먹고 혼자 빨래까지 널어요. 그다음엔 일하러 갈 시간이라며 자고 있는 아빠 켄지를 깨우죠. 아빠는 눈을 뜨자마자 곡작업을 핑계로 다시 잠을 청하고 류는 학교에서 마실 물을 챙기고 쓰레기까지 버린 후 집을 나서요. 외갓집에서 따뜻하고 안정적이게 지내는 형 코이치와는 다르게, 이렇듯 무책임한 양육현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인디밴드 아빠 밑에서도 만족하며 생활하는 류의 모습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느낌이 들게 하였죠. 여전히 네 가족이 함께 살던 때를 그리워하며 가고시마에서의 생활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코이치와 달리, 부모님이 매일 싸우던 때를 생각하며 지금 후쿠오카에서의 생활에 착실히 적응해 나가는 류는 한없이 밝아 오히려 짠하기까지 해요. 사실 가족이 함께 산다는 건 당연한 일임에도 이것은 현대 사회 가족의 가슴 아픈 현실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형 코이치는 현실을 한탄하기보다 화산 폭발이라는 기적을 꿈꾸며 네 가족이 함께 사는 행복을 꿈꿔요. 이렇듯 아이들의 순수함과 동심, 그들의 시선으로 풀어나갔던 영화는 단조롭고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깊은 공감을 전달해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가족이라도 안 보면 잊어버려, 언젠가는.."
≪이미지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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