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Suzume, 2023)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스즈메의 문단속>은 영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을 흥행시킨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으로 '빛의 마술사' 답게 이번 작품 역시 더욱 화려해진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것 같아요.
감독이 직접 집필한 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섬세한 묘사와 캐릭터 설정은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의 독보적 존재감을 다시 한번 드러내 주었죠.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주인공 스즈메의 '문단속' 이야기로, 일본의 한 조용한 마을에서 이모와 함께 살아가는 소녀가 어느 날 우연히 등굣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청년을 만나게 되며 겪는 이야기들을 담아낸 작품이에요. [스포O, 결말 없음]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 등장인물 및 정보 」
감독 신카이 마코토
배우 하라 나노카(이와토 스즈메 목소리 역)
마츠무라 호쿠토(무나카타 소타 목소리 역)
후카츠 에리(이와토 타마키 목소리 역)
마츠모토 코시로(무나카타 히츠지로 목소리 역)
소메타니 쇼타(오카베 미노루 목소리 역)
이토 사이리(니노미야 루미 목소리 역)
하나세 코토네(아나베 치카 목소리 역)
하나자와 카나(이와토 츠바메 목소리 역)
카미키 류노스케(세리자와 토모야 목소리 역) 외
개봉 2023.03.08.
평점 8.11( 2023. 4. 5. 기준 )
관객수 385만 명( 2023. 4. 5. 기준 )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애니메이션
국가 일본
러닝타임 122분
배급 ㈜쇼박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 내 용 」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던 중 보자마자 '아름답다'라는 탄성이 터져 나오게 만든 청년 '소타'와 마주치게 돼요. 소타는 스즈메에게 이곳에 폐허가 된 땅이 있냐고 물었고 스즈메는 뒷산으로 가보라며 길을 알려주었죠.
소타와 헤어진 뒤 넋이 나간 채 학교를 향하던 스즈메는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소타가 물어본 그 폐허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물웅덩이 한가운데 낡은 '문' 하나를 발견하게 돼요. 스즈메가 그 문을 열자 문 반대편에서는 미지의 장소가 나타나지만 예전에 본 적도 있는 것 같은 신기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죠.
그리고 스즈메는 그곳에 꽂혀있던 작은 조각상을 있는 힘껏 들어 올렸는데 조각상은 순식간에 고양이로 바뀌고 고양이는 어딘가로 잽싸게 도망가버려요.
다시 학교로 돌아온 스즈메는 창문 밖으로 뒷산에서 붉은 기둥(미미즈)이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만 그것은 오직 스즈메에게만 보이는 현상이었어요.
아까 그 폐허로 다시 간 스즈메는 웅덩이 한가운데 있던 문에서 거대한 붉은 기둥(미미즈)이 솟아오르고 소타가 그 문을 닫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죠.
이곳을 피하라는 소타의 말을 무시한 채 스즈메는 문을 닫는 소타를 있는 힘껏 도와주었고, 마침내 문이 닫히게 되고 소타가 열쇠로 문을 잠그자 미미즈와 지진의 징조도 사라지면서 다시 평온함이 찾아와요.
소타는 사실 '토시지'로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부상을 당한 소타를 스즈메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고 때마침 아까 폐허 웅덩이에서 도망쳤던 비쩍 마른 고양이가 갑자기 스즈메 방 창문에 나타났죠. 안쓰러운 마음에 먹이를 챙겨주자 고양이는 순식간에 통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바뀌어버려요.
고양이는 사람처럼 말까지 하더니 갑자기 소타를 그곳에 있던 의자로 바꿔버리는 저주를 걸고 도망가버렸죠. 의자로 바뀌어버린 소타와 스즈메는 고양이를 쫓아가다 배를 탄 후 낯선 곳에 내려요. 소타를 의자로 만들어 버린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사진이 찍히면서 SNS에 빠르게 퍼져 유명해지고 그로 인해 '다이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죠.
다이진을 잡으러 가는 곳곳마다 지진을 몰고 오는 붉은 기둥 '미미즈'가 계속 나타나고, 스즈메와 소타는 지진을 막기 위해 미미즈가 나오는 문을 닫아 열쇠로 잠그면서 어릴 적 스즈메가 살던 고향까지 이르게 되자 잊고 있던 진실과 함께 과거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와 마주하게 되는데요..
재난을 막기 위한 스즈메와 소타의 여정은 과연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 후 기 」
영화는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아름다운 외모의 청년 '소타'와 함께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다루어주었죠.
영화에서 초점을 맞춘 '동일본대지진'이라는 크나큰 재난으로 인한 상실과 트라우마를 판타지적 요소로 잘 구현해 내며 신의 모습을 '다이진'이라는 고양이의 형태로 드러낸 것, 뒷문을 닫는 과정과 문 너머의 공간 등 당시 재난을 겪은 이들의 상처와 함께 과거에 대한 위로와 회복을 통한 희망을 잘 담아내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묘지에 가는 걸 특히 좋아하며 그곳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가 감독의 세계관이 집대성된 작품이었지 않나 싶어요.
명대사
"닫아야만 하잖아요, 여기를!"
폐허를 찾는 청년 소타에게 길을 알려주면서 처음 만남을 갖게 된 스즈메는, 그곳에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면 나오는 붉은 기둥 '미미즈'를 막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일을 하고 있는 소타를 돕게 되죠.
그리고 스즈메는 소타에게 "닫아야만 하잖아요, 여기를!"이라고 외치며 재난을 막기 위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때 처음으로 스즈메가 재난을 맞이하게 되기도 해요.
"너를 위해 희생하느라 내 삶은 망가졌다"
자신의 인생을 희생한 채 조카인 스즈메를 자식처럼 키워낸 타마키 이모는, 가출한 채 연락두절 되었던 스즈메를 마침내 찾아내 함께 동행하게 되는 과정에서 심술궂은 고양이 신의 농간으로 어둠에 사로잡히게 되죠.
그리고 스즈메에게 마치 그동안 품었던 한을 다 풀어내듯 "너를 위해 희생하느라 내 삶은 망가졌다"라고 호소하다 쓰러져요. 이처럼 재난 이후의 살아남은 사람의 죄의식과 보살피는 사람의 버거움 등은 재난의 비극이 낳은 아픈 산물이라고 볼 수 있어요.
"지금부터 엄청 사람이 죽을 거야"
스즈메 앞에 나타난 고양이 '다이진'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극 중 SNS에서 화제가 되며 동시에 매번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신비로운 존재이죠. 극 중 다이진이 "지금부터 엄청 사람이 죽을 거야"라고 예고하며 갑작스럽게 돌변하는 모습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켜 주었던 것 같아요.
"다녀올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
재난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여정을 함께 하며 스즈메는 소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고, 위험에 빠진 소타를 구하기 위해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를 문 너머로 향하며 자신을 키워준 엄마와도 같은 타마키 이모에게 말했죠. "나, 다녀올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
"있잖아 스즈메, 너는 앞으로 누군가를 아주 좋아하게 되고 너를 아주 좋아하는 누군가와 많이 만날 거야. 지금은 캄캄하기만 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아침이 와. 아침이 오고 또 밤이 오고 그것을 수없이 반복하며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틀림없이 그렇게 돼. 그러도록 정해져 있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누구도 스즈메를 방해할 수 없어.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스즈메는 어릴 때 일어난 큰 지진과 쓰나미로 엄마를 잃고 돌아다니던 중 저승에까지 이르게 된 과거를 가지고 있죠. 그때의 기억이 크나큰 고통으로 남아있던 스즈메는 그곳을 떠난 후 단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으며, 까만 크레파스로 마구 칠해진 그녀의 일기장은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을 정도였어요.
과거를 일기장과 함께 묻어두기만 했던 스즈메는 과거를 돌아보며 어릴 때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요. "있잖아 스즈메, 너는 앞으로 누군가를 아주 좋아하게 되고 너를 아주 좋아하는 누군가와 많이 만날 거야. 지금은 캄캄하기만 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아침이 와. 아침이 오고 또 밤이 오고 그것을 수없이 반복하며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틀림없이 그렇게 돼. 그러도록 정해져 있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누구도 스즈메를 방해할 수 없어.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
영화를 만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실제 재난이 일어난 일본의 여러 지역들을 조명하고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주인공 '스즈메'가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는 모험 끝에 다다르는 곳은 '동일본 대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장소였어요.
그렇게 스즈메의 문단속은 혜성 충돌을 소재로 동일본 대지진을 간접적으로 다뤘던 영화 <너의 이름은>, 기후변화에 대한 재해를 다룬 영화 <날씨의 아이>에 이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자리를 가득 채워주었죠.
감독이 2011년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대지진인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오래도록 잊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이야기라는 것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오고 과거의 일을 오래도록 잊지 않게 하는 역할을 '스즈메의 문단속'이 대신해 주는 영화로써 기억을 이어가고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해요.
무엇보다 굉장한 트라우마를 남긴 큰 재해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걱정이 앞섰지만, 대지진이 일어나고 12년이 지난 지금 이 이야기를 다루지 않으면 너무 늦어질 것 같았다고 해요.
또한 감독은 "여러 가지 재난으로 인해 나라의 일부가 사라지고 폐허가 되어버리는 일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려낸 풍경은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전했죠.
주인공이 겪는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극 중 스즈메는 넓은 일본의 영토를 헤집으며 셀 수 없이 많은 문과 문 사이를 넘나 들게 되는데 사실 그녀는 거대한 재난의 피해자였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스즈메의 상처는 점점 더 깊이 파헤쳐지며, 고작 4살밖에 안된 나이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 당시 엄마를 잃었고 아직도 스즈메는 가끔 지진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엄마를 찾아 돌아다니는 악몽을 꾸기도 하죠.
하지만 극 중 스즈메는 엄마를 잃은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여전히 울고 있는 어린 자신과 당당하게 마주하게 되고, 그때의 상처를 벗어나기 위한 여정을 통해 한층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해요.
이렇듯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적 부적응 증상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라고 해요.
여기서 충격적인 사건이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사건들을 경험하게 된 후 사건이 종료되었음에도 충격적 경험이 큰 심리적 상처를 내어 오랫동안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하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 상'
증상은 사건 발생 4주 후 심지어는 1년 이상 지난 후 나타날 수도 있어요. 이러한 네 가지 유형의 증상들이 1개월 이상 나타나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해를 받게 될 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될 수 있죠.
▷ 침투 증상 : 외상 사건과 관련된 기억이나 감정이 생활 속에서 재 경험(플래시백)되는 것
∨ 사건과 관련된 꿈이나 기억, 단서를 접하게 되면 고통스러움
▷ 회피 증상 : 외상 사건의 재경험이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불쾌한 기억과 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나타남
∨ 외상과 관련된 생각이나 느낌, 대화 회피
∨ 외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행동이나 사람, 장소 회피
▷ 인지와 감정의 부정적 변화 : 외상 사건의 중요한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외상 사건의 원인이나 결과를 왜곡하여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이나 타인을 부정적으로 인식
∨ 외상의 중요한 부분 회상 불가능
∨ 긍정적 감정을 느끼기 어렵고 지속적인 부정적 감정상태를 느낌
∨ 외상의 원인이나 결과에 대해 왜곡되게 자신이나 타인을 지속적으로 비난
∨ 중요한 활동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현저히 감소
▷ 지나친 각성
평소에도 늘 과민하여 주의집중이 안되고 사소한 자극에도 크게 놀라며 사소한 일에도 큰 짜증과 분노를 폭발, 불면증을 나타냄
그 외 부수적인 증상으로는 심한 외상으로 인해 공황발작이나 해리 현상을 경험하거나 환청이나 환각 등을 경험하기도 함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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