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2021)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해요.
현재도 상영 중인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독창적인 연출로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죠.
영화는 감독이 애초에 '박해일' 배우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으며, 덕분에 뛰어난 역할 소화력은 물론이고 여주인공인 배우 '탕웨이'와 좋은 케미로 작품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미 다수의 흥행작을 보유한 '박해일' 배우는 최근 관람객 700만을 넘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도 주인공 이순신 장군 역할로 안정감 있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였죠.
영화 <헤어질 결심>은 매사 정석을 따르며 융통성 없는 형사 '해준'이 어느 날 산에서 일어난 변사 사건 사망자의 아내이자 살인 용의자인 '서래'를 만난 후, 서로에게 미묘하고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에요.
[ 스포有, 결말 미포함 ]
감독 박찬욱
배우 박해일(해준 역)
탕웨이(서래 역)
이정현(정안 역)
고경표(수완 역)
김신영(연수 역) 외
개봉 2022.06.29.
평점 8.94
관객수 186만 명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멜로 / 로맨스 / 드라마 / 서스펜스
국가 한국
러닝타임 138분
배급 CJ ENM
잦은 잠복근무와 빈틈없는 성격에 불면증까지 앓고 있는 형사 '해준'(박해일 배우)은 아내 '정안'(이정현 배우)과 주말부부로 살고 있어요.
어느 날 해준은 암벽 등반을 하던 한 중년 남성이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을 맡게 되었죠. 피해 남성의 이름은 '기도수'(유승목 배우)이며 해준은 그의 젊은 아내이자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 교포 '서래'(탕웨이 배우)와 만나게 돼요.
자신이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툴다는 서래는 남편의 시신을 보고는,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라고 말했고 서래의 단어 선택에 해준은 오묘한 의문을 갖게 되죠.
해준은 노인 전문 간병인 일을 하고 있는 서래를 이번 추락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녀의 집과 주변을 맴돌며 잠복근무와 수사를 이어 나가요.
그런데 서래를 잠복근무로 지켜보던 해준은 그녀의 묘한 매력에 점점 빠져 들기 시작하였고, 서래 역시 자신에게 매너 있고 점잖게 대하는 해준에게 조금씩 마음이 커지게 돼요.
그리고 기도수가 쓴 유서가 발견되면서 서래가 용의 선상에서 멀어지자 둘은 데이트도 하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요.
당시 서래 역시 알리바이가 확실한 것 같아 산에서 떨어져 죽은 서래의 남편 사건은 자살로 종결짓게 되었죠.
그렇게 조사 과정에서 서래와 가까워진 해준은 그녀를 위해 직접 밥을 해주기도 하고, 서래 역시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는 해준의 옆에서 잠을 청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하면서 서로의 마음에 완벽하게 들어오게 돼요.
그러던 중 해준이 서래가 남편을 죽인 증거를 발견하게 되지만 자신이 수사를 이미 종결시키고 난 후였죠.
경찰이란 자신의 직업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던 해준은 그런 서래와의 마음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하다가 결국 자신의 내면이 '붕괴'되었음을 고백하며, 중요한 증거가 담긴 핸드폰을 바다에 던지라는 말과 함께 서래를 떠나기로 결심해요.
남겨진 서래는 한국어의 '붕괴'란 단어의 뜻을 검색하였고 해준이 무너지고 깨어졌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죠.
세월이 흘러 해준은 그동안 주말부부로 살아온 아내 정안이 있는 '이포'로 가서 함께 살며 형사 생활을 이어가지만, 여전히 서래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살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해준은 아내 정안과 외출에 나섰다가 어떤 남성과 함께 있는 서래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 서래는 사기꾼 애널리스트인 '임호신'(박용우 배우)과 결혼하여 살고 있었고 해준의 근무지 가까운 곳으로 집도 구했죠.
사실 서래의 두 번째 남편인 임호신은 늘 쫓기는 신세였으며 서래 역시 남편에게 사기당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일이 많았어요.
해준이 서래에게 왜 그런 남자하고 결혼했냐고 묻자, 서래는 "다른 남자 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라며 원망 섞인 말투로 대답했죠.
해준은 본인을 붕괴시키고 형사로써의 자부심마저 무너뜨린 원인 제공자 '서래'가, 다시 자신 앞에 나타나자 간신히 붙잡았던 마음이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요...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중국인 아내와 만난 후, 의심과 호기심을 동시에 갖게 되며 겪는 고통과 즐거움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었죠.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등의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내었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미장센이나 유머는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이 있다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라고 말한 해준의 대사와 같이, 영화 <헤어질 결심>은 그렇게 서서히 관객을 매료시켰죠.
또한 영화는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흔한 소재를 다뤘지만 수사과정의 설정으로 인해 뻔한 로맨스로 보이지 않았고, 두 배우의 풍부한 감정연기 또한 영화의 몰입감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모호함'을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답게 모호한 감정이 오가는 그들의 불분명한 사랑은, 멜로와 서스펜스의 절묘한 조화를 잘 드러내 주었죠.
극 중 기존의 형사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늘 정갈한 차림과 융통성 없어 보일 정도로 정석을 따르는 주인공 해준은, '강박'과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해준이 수면장애로 1시간에 47번을 깨는 고통을 겪게 되자 서래가 그에게 호흡을 맞춰주는 방식으로 잠을 청하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둘이 함께 탄 차에서도 해준을 오랜만에 단잠에 들게 만들어요.
수면클리닉 상담에서 조차 별다른 호전을 보이지 못하던 그는 아내의 집에 있는 일요일 밤, 여전히 잠을 이루지 못하자 서래에게 연락을 하여 그녀의 월요일 간병을 대신해주기도 해요.
이처럼 주인공이 겪고 있는 '수면장애'는 잠들기가 어렵고 잠이 들어도 자주 깨거나 일찍 일어나는 것처럼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는 상태를 말하며, 수면이 양적·질적 요인으로 장애를 받는 것을 뜻하죠.
이것은 여러 가지 개인적,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학습장애·교통사고·안전사고·정서장애·산업재해 등 다양한 원인이 되기도 해요.
이러한 '수면장애'를 제때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이미 앓고 있는 신체적 또는 정신과적 질환이 악화되거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며 나아가 매우 심각한 병을 초래하기도 해요.
극 중 '강박장애'도 갖고 있던 주인공 해준은 안정적인 생활을 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늘 청결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그의 공간을 보면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았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죠.
영화는 이와 같이 주인공들의 특징을 잘 묘사해주어 각 캐릭터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데 훨씬 수월했던 것 같아요.
이처럼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헤어질 결심'은, 한국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영화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해요.
미국 영화 전문매체에서는 <헤어질 결심>이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수상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죠.
박찬욱 감독이 과거 영화 <아가씨>로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고 미국에서는 수상을 못하였지만, 이번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내년 오스카를 거머쥐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 이미지 : Daum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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