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심리학 이야기

영화 '행복의 나라' 정보 및 내용과 후기 - 10.26 사건의 가려진 인물 박흥주 대령 재판을 다룬 실화

매일희로움 2024. 9. 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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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심심이입니다. 오늘은 10.26 사건과 관련된 영화 '행복의 나라'(Land of Happiness, 2024)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해요. 영화는 현재도 인기리에 상영 중인데요, 저는 우연한 기회로 무대인사까지 보게 되어 느낌이 새로웠어요. 무대인사에는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자리해 주셨는데 관객과의 소통시간을 만들어 친숙하게 다가와주었고 그분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렇듯 나름 특별한 인상을 남겨준 영화 <행복의 나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해서 만든 작품으로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육군 대령이자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흥주'와 실제 그의 변론을 맡은 '태윤기'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실존인물 박흥주 대령과 태윤기 변호사는 극 중 각각 '박태주' 대령과 그의 변호를 맡은 '정인후' 변호사로 그려내었죠. 영화가 10.26 사태를 다룬 까닭에 영화 <남산의 부장들, 2020>과 <서울의 봄, 2023>의 연결고리 정도로 추측해 볼 수 있었어요. 천만 관객을 동원한 2012년 개봉작 <광해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자, 박태주 대령 역의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기도 한 영화 <행복의 나라>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로 채워져 깊은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에요. [스포有, 결말 미포함]

 

영화 「행복의 나라」 등장인물 및 정보 

영화 행복의 나라

 

감독 추창민

배우 조정석(정인후 역)

        이선균(박태주 역)

        유재명(전상두 역)

        우   현(이만식 역)

        이원종(정총장 역)

        전배수(부한명 역)

        송영규(최변 역)

        최원영(백승기 역)

        이현균(조상철 역) 외

개봉 2024.08.14.

평점 7.66

관객수 70만 명(24.09.12 기준)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배급사 (주)NEW


영화 「행복의 나라」 내용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한 1979년 10월 26일, 총을 쏜 중앙정보부장 '김영일'(유성주 배우)과 그 사건에 연루된 비서실장 '박태주'(이선균 배우) 대령을 포함한 8명이 곧바로 체포되었죠. 그 후 계엄사령관 '정진우'(이원종 배우) 참모총장이 합동수사단장이자 보안사령관 '전상두'(유재명 배우)에게 대통령 시해 사건 가담자에 대한 처분을 맡겨요. 하지만 체포된 인원 중 유일하게 군인 신분이었던 박태주 대령은 군법에 따라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승산이 없는 재판이라 박대령을 위해 나서서 변호를 맡겠다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다 승소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생계형이지만 유능한 '정인후'(조정석 배우) 변호사에게 박태주 대령의 변호를 의뢰하게 돼요. 당연히 돈이 되지 않는 재판임을 알기에 정인후는 거절하지만 변호인단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박태주 대령의 변호를 그가 맡게 되었죠. 박태주와 접견한 정인후는 그에게 일반재판을 받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보지만 원리원칙주의자인 박태주는 자신은 군인 신분이기에 불리한 줄 알면서도 군사재판을 받겠다고 말해요. 그러다 변호인단과 재판부의 회동자리에서 재판에 대해 의견을 말하던 전상두의 말에, 정인후가 엷은 웃음을 보였고 그런 정인후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전상두는 그를 따로 불러내어 자극하는 말을 쏟아내요. 이에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정인후는 박태주를 만나 군법으로 한번 해보자고 선포하죠.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고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점점 박태주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데요.. 진정한 군인 정신의 융통성 없는 강직함을 지닌 박태주 대령이 과연 재판에서 승소하고 처벌을 면할 수 있었을까요?



영화 「행복의 나라」 후기

 

사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2023년 개봉한 <서울의 봄> 보다 촬영이 더 빠르게 마무리되었지만 개봉 준비를 하던 2023년 말쯤 이선균 배우의 사건으로 2024년 8월에 개봉된 것이라고 해요. 개봉이 늦어져 제작진과 배우들이 마음고생한 만큼 더 많은 관심과 흥행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것 같았죠. 기존 영화들에서는 10.26 사건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위주로 조명된 작품들이 다수였지만, 이번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는 그의 주변 인물인 '박흥주'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이 집중되었고 그 사건의 변호인 이야기를 다뤄준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또한 영화는 감각적인 연출과 극의 흐름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몰입감을 높여주었죠.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광해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은 당시 역사적 사건 속 중요인물들에게 가려진 사람과 사건을 잘 구성해 주었으며 이번 <행복의 나라> 역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인물들을 잘 이끌어내 주었어요. 그로 인해 영화는 최악의 정치재판에서도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며 변론하기에 이르렀던 정인후와, 군인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킨 박태주 대령의 점차 변화되는 관계와 우정을 보여주며 공감과 잔잔한 감동까지 전해주었던 것 같아요.

 

 "왕이 되고 싶으면 왕을 해. 돈이 갖고 싶으면 대한민국 돈 다 가져. 대신 사람은 죽이지 마"

 

극 중 정인후 변호사가 전상두를 찾아가서 했던 이 말은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말에는 정인후가 얼마나 박태주를 살리고 싶었는지 그리고 권력에 눈이 먼 파렴치한 인물이자 보안 사령관 전상두의 행실을 고스란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죠. 정인후는 보안사령관인 전상두와 첫 대면 당시 관등성명이 권위주의적이라고 솔직하게 말하였고 "군바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전상두의 질문에 "권력을 너무 오래 쥐고 있었다. 필요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소신발언을 했어요. 하지만 박태주 대령의 재판이 점점 패소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자 정인후는 박태주의 사형을 면하기 위해 골프를 치고 있던 전상두를 찾아가 무릎을 꿇며 애원했어요. 그런 정인후에게 전상두는 자신이 친 골프공을 주워오게 하였고 정인후는 그가 공을 치자마자 달려가 공을 주워서 그의 앞에 갖다 놓았죠. 그만큼 절실한 그의 모습에도 끄떡하지 않는 전상두에게 오히려 죽도록 두들겨 맞고 나서 정인후는 이렇게 말해요. "왕이 되고 싶으면 왕을 해돈이 갖고 싶으면 대한민국 돈 다 가져대신 사람은 죽이지 마"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에 연루된 진정한 군인이자 실존 인물 '박흥주' 대령

 

영화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아닌 그의 부하였던 '박흥주' 대령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극 중 박태주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박흥주 대령은 육사 출신으로 '미래의 참모총장감'이라는 평판을 들을 정도로 훌륭한 군인이었어요. 박흥주 대령은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이라는 직책에 있음에도 낡고 허름한 집에서 가족들과 소박하게 사는 청렴한 사람이었죠.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 조차 "군인은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상관을 끝까지 지키려 하였고 군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 노력하였어요. 이렇듯 답답할 정도로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투철한 직업정신과 삶이 그대로 투영된 것 같아 숙연해지면서 뭉클함이 느껴지는 듯하였죠.

 

역설적인 제목 '행복의 나라'

 

영화 <행복의 나라> 포스터를 자세히 보면 로고 글씨의 폰트가 깨져있고 반대로 표기된 철자도 있는데, 이것이 상징하는 것은 불안전한 행복이며 지금은 불행하지만 앞으로 행복하고 싶고 행복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요. 이러한 의미를 지닌 <행복의 나라>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에 대해,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인지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행복의 나라가 되려면 어떤 나라여야 하는지 반어법으로 생각해 보자는 의미였다"라며 우리가 원하는 행복의 나라를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전했죠. 이처럼 영화가 실화를 다루고 있는 만큼, 야만의 시대 속에서도 군인과 그를 변호한 변호사로서의 본분을 위해 그리고 '행복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그들의 삶을 통해 민주주의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닌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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